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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5월 30일 준공된 '범일동산 산림공원'. 부산 동구 제공 |
- 지주 캠코, 9년 있다 변상금 부과
- 동구 반발하며 행정소송…2심 승
비가 오면 땅이 무너질 지 모를 곳에 부산 동구가 재해 예방 차원에서 공원을 만들었다가 토지 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무단점유 변상금’을 부과당해 법정 공방을 벌인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행정1부(박준용 부장판사)는 동구가 캠코를 상대로 낸 변상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심을 뒤집고 동구 승소 판결을 내렸다. 양측은 캠코 소유 부지에 동구가 ‘범일동산 산림공원’(3718㎡)을 조성한 과정을 놓고 2024년 10월부터 다퉈왔다.
이 공원은 2016년 5월 만들어졌다. 공원이 들어선 땅은 오래전부터 무단 경작으로 몸살을 앓았다. 원체 땅이 훼손돼 비가 내리면 흙이 씻겨 내려가 땅이 꺼질 수도 있었다. 이에 동구는 2015년 6월에는 캠코 측에 ‘동구가 나무를 심고 산책로를 정비해 땅을 복구할 테니 무상 사용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캠코는 ‘나무를 심을 수 있다’는 취지로 회신했다. 동구는 캠코가 산책로를 포함한 공원 조성 전반을 허가한 것으로 이해해 2015년 3월~2016년 5월 이곳에 이팝나무 등을 심는 한편 황톳길과 전망대도 만들어 공원으로 꾸몄다.
그러다 조성 9년 만인 2024년 7월 ‘문제’가 생겼다. 캠코가 무단점유를 이유로 동구에 변상금 7700만 원을 부과한 것이다. 그러자 동구는 부당한 처분이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캠코는 행정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고 공원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허용한 것은 ‘수목 식재’이지, 공원 조성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동구는 캠코가 ‘나무심기’를 허가해 공원을 조성한 것으로 캠코가 땅 사용을 허가한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캠코 측이 제기한 행정절차 지적을 받아들였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동구의 주장을 수용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캠코가 수목 식재를 허용할 때 그 방법 등을 제한하지 않았고, 나무를 심으면 녹지 공간 형성이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만큼 식재 허가가 곧 공원 조성을 묵시적으로 허가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캠코는 항소심 판단에 불복해 지난 11일 상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