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변보호 요청 명단 조회도 신청
- 스케줄 확인 사이트 계정 제공한
- 전 회사동료도 방조 혐의 검찰행
항공사 동료 기장들을 살해할 계획을 세워 실제 한 명을 숨지게 한 김동환(49)이 첫 재판 절차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에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힌 김동환은 자신을 상대로 신변보호를 요청한 항공사 기장 등의 리스트를 조회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김동환에게 운항 스케줄 확인 사이트 계정을 제공한 항공사 기장 또한 송치됐다.부산지법 형사7부(임주혁 부장판사)는 19일 오전 10시40분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동환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애초 재판부는 이날 정식 공판기일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21일 김동환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면서 준비기일로 변경됐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 전에 사건 쟁점을 정리하고 증거 조사 계획을 세우는 절차다.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김동환은 비교적 차분했다. 재판부가 인적사항과 국민참여재판 희망 여부를 물을 때 답한 것 외에는 별도의 발언도 없었다. 범행으로 체포될 당시 보인 격앙된 모습과는 달랐다. 공소사실 또한 모두 인정했고, 검찰 측 증거도 전부 동의했다.
그러나 고개 숙이거나 몸을 움츠리는 등의 반성하는 자세를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벌인 일에 당당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김동환은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반면 그를 엄벌해 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는 연명부 형태로 56부가 제출됐다.
김동환은 변호사 1명과 항공사 기장 일부를 증인으로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변호사는 과거 자신이 조종사단체 공제회와 ‘질병으로 인한 조종면허 상실 상조금’ 지급 액수 소송을 대리했다.
또 김동환은 자신을 상대로 신변보호를 요청한 이들의 명단에 대한 사실조회를 신청, 수사기관으로부터 명단을 제출받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과거 자신이 처한 상황을 본인에게 호의적으로 증언할 만한 인물을 물색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동환 사건의 국민참여재판 진행 여부는 다음 공판준비기일 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일은 다음 달 16일로 예정됐다. 실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다면 김동환은 그간 주장해 온 자신의 범행 동기를 재차 설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김동환에게 운항 스케줄 확인 사이트 계정을 제공한 항공사 기장 A(40대) 씨를 지난 18일 검찰에 송치했다. 김동환의 회사 동료였던 A 씨는 퇴사한 김동환에게 자신의 계정을 제공해 그가 권리 없이 사이트에 접속하도록 방조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망 침해 방조)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월 본인의 계정을 김동환에게 제공했다. 김동환은 이 계정으로 지난 3월 3~17일 범행 대상으로 삼은 이들의 운항 스케줄을 확인했다. 다만 A 씨는 김동환의 범행 계획을 알지 못했고, 계정을 넘긴 대가 등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