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원은 165% 늘어나 22만 여명
- 쪼개기 고용에 법·사회보험 사각
주당 평균 근무 13.7시간. 부산 지역 비정규직 근로자 평균 근로시간이다. 한국 노동법이 그어놓은 경계선인 15시간을 넘지 못하면 근로자는 주휴수당도, 연차도, 퇴직금도 없다. 부산에서 정규직이 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많이 늘어난 비정규직은 ‘초단시간 근로’ 형태로 쪼개지면서 노동법 사각지대로 집단 이동하고 있다.
19일 부산연구원이 발표한 ‘2025 부산 일자리 종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산지역 비정규직 근로자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13.7시간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38.5시간과 비교하면 불과 4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7월 30일 기준 부산 상용근로자 10인 이상 사업체 1866개를 전수조사한 결과다. 이는 편의점이나 식당 등에서 성행한 ‘쪼개기 고용’ 관행이 지역 전반으로 퍼졌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주 13.7시간’이라는 수치가 현행 노동법이 규정한 결정적 권리 경계선인 ‘주 15시간’을 밑돈다는 점이다.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등은 주 평균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근로자에게만 주휴수당 연차유급휴가 퇴직금을 보장한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이른바 초단시간 근로자는 법적으로 권리 대부분을 잃는다.
근무시간 단축은 사회보험 박탈로도 이어진다. 국민건강보험법과 국민연금법상 월 소정근로시간이 60시간(주 15시간 미만)에 미치지 못하는 단시간 근로자는 직장가입자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숫자만 보면 부산 고용시장은 성장했다. 지난해 전체 종사자는 84만8907명으로 2021년보다 14% 늘었다. 이 기간 정규직도 50만1745명에서 62만5829명으로 24% 증가했다. 그런데 같은 기간 비정규직은 8만4228명에서 22만3079명으로 165% 급증했음에도 평균 근로시간은 대폭 줄었다. 부산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초단시간 근로자들도 건강·고용·산재보험과 주휴수당 등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관계 법령 정비와 사회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