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간 3000만 원 저축때 지급
- 25조 시민펀드 만들어 재원조달
- 부동산 경기 호황 맞아야 가능
“외국기업·민간이 가져간 개발 이익, 이제 부산 청년이 가져갑니다.”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일명 ‘부산찬스’ 공약 포스터 문구다. 청년이 10년 동안 매달 25만 원씩 3000만 원을 저축하면 최소 1억 원의 자산을 손에 쥐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재원은 부산 SOC(사회간접자본) 개발사업의 이익을 청년미래기금으로 환수해 마련한다. 그런데 개발이익을 환수하겠다고 공개 선언한 사업에 민간 투자자가 과연 뛰어들겠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청년 1억, 재원마련은 어떻게?
3일 박 후보 캠프에 따르면 1억 원은 청년이 3000만 원을 내면 부산시가 7000만 원을 보태는 형태로 마련된다. 시드머니 1000만 원, 금융교육 인센티브 600만 원, 5년 정주 축하금 300만 원, 자원봉사 인센티브 300만 원, 정주 10년 축하금 500만 원, 그리고 민간 개발 초과이익 기금 수익으로 채우는 구조다.
올해 기준 19~39세 부산 인구는 약 75만 명이다. 캠프는 청년도약계좌 중도해지율 등을 반영한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 실제 완주자를 20만∼30만 명으로 추산했다. 이들에게만 시드머니와 인센티브 등 7000만 원을 지급하려면 최대 21조 원이 필요하다.
이 막대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캠프는 25조 원 규모의 시민펀드를 조성해 ▷BuTX 급행공항철도 역세권 ▷가덕도신공항 배후도시·물류단지 ▷북항 재개발 민간 부지 ▷제2 센텀 ▷53사단 부지 개발 등 7대 SOC 사업에 투자하고 연 5.1% 수익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통행료·임대료·배당 등 운영수익과 역세권·배후부지 분양이익 중 일정 비율을 법과 협약에 따라 환수해 청년미래기금으로 돌리는 방식이다.
우선 펀드운용 과정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캠프는 “원금(청년 납입금 3000만 원+시드머니 1000만 원)은 물론 6000만 원에 대해서도 90% 이상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안전 장치로 ▷시민펀드 초과수익 손실보전준비금 적립 ▷부산시·도시공사 후순위 손실 흡수(First-loss) ▷부산찬스 재정안전기금 매년 적립, 추가손실 보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부산시와 도시공사가 먼저 손해를 부담하는 ‘First-loss’ 구조는 공공자산의 위험 노출을 의미한다.
■이익환수+투자유치 양립?
수익률 5.1%가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국내 대표 인프라 펀드인 맥쿼리인프라(MKIF)의 현재 배당수익률은 연 6%대 중·후반이고, 과거 평균 수익률도 5% 후반∼6% 초반이다. 다만 캠프 측이 제시한 부산 시민펀드 투자 자산은 대부분 건설 또는 초기 개발 단계라 수익을 예측하기 어렵다. 더 근본적인 문제도 있다. 민간사업자가 SOC에 투자하는 이유는 개발이익을 가져가기 위해서다. 공약은 이를 ‘부산 청년에게 줘야 한다’고 선언한다. 사업자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다른 형태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는 방법뿐이다.
한 민간투자 전문가는 “환수율을 높게 설정할수록 민간 투자자는 기피하게 되고 투자 유치를 위해 환수율을 낮추면 청년기금으로 들어오는 수익이 줄어든다”며 “사업자는 부동산 침체기 낮은 임차료, 긴 영업기간, 높은 통행료 상한 등 다른 형태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시민 전체가 부담을 나눠가져야 하는 형태인데, 공약을 이행하려는 부산시는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캠프 관계자는 “민간이 통상적인 리스크를 지고 가져가는 기본 수익률은 보장하되, 그 이상의 초과이익, 특히 주변 부동산 개발에서 생기는 이익만 기금으로 환수하겠다”며 “인허가 단계에서부터 공공기여 조건을 계약에 명시해 민간은 예측가능한 수익 구조 안에서 투자하고, 시민은 시민펀드를 통해 안정적 수익과 자산 형성 기회를 얻는 다층 투자 구조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