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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BGF로지스 관계자들이 대전 동구 한 호텔에서 처우개선과 직접 교섭을 놓고 충돌을 빚고 있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관계자들과 실무교섭 상견례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
- 정부 “노조 아냐” 화물연대 “노봉법 대상”
- 일부 하급심은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
- 특수고용직 노동자성 판단 매듭 지어야
화물연대 집회 현장에서 조합원 1명이 숨지면서 노조가 총결집(국제신문 지난 22일 자 1·6면 보도)한 가운데, 화물운송 기사의 불명확한 노동자성을 놓고 노동계와 정부 등 각계의 해석이 엇갈린다. 복잡한 하도급 구조 속 이중적 지위에 놓인 화물운송 기사의 노동자성이 근본적 문제로 분석되는데,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와 BGF로지스는 지난 21일 ‘현 상황의 빠른 해결’을 골자로 합의서를 체결했다. 양측은 22일 교섭 상견례까지 진행했다.
이에 교섭의 협상 테이블이 마련되면서 BGF리테일이 원청으로서의 책임을 인정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교섭 성립 자체가 노동조합과 사용자라는 주체가 있어야 이뤄지기 때문이다.
반면 앞서 고용노동부는 화물연대 등 화물운송 기사가 노동자가 아니라고 봤다. 노동부는 지난 21일 설명자료를 내고 “이번 사안은 개정 노조법 제2조에 따른 원하청 교섭 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라며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위에 있는 분들이 단결해 대화를 요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지 못한 게 근본 원인”이라고 밝혔다. 노조법상 설립 신고를 마치지 않은 화물연대는 노조로 볼 수 없고, 노란봉투법에 따른 노동위원회 사용자성 인정 절차도 밟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화물연대는 같은 날 성명서를 내고 노동부에 유감을 표했다. 이들은 “화물 노동자와 같은 특수고용 등 노동자들에게 노조법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법이 노란봉투법”이라며 “실질적 노동삼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는 화물 노동자들에게 이번 노동부 설명은 더더욱 아쉽다”고 강조했다.
화물운송 기사는 기본적으로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 여기에 2002년 출범한 화물연대는 2003년 부산항 등 주요 항만을 봉쇄하는 총파업으로 투쟁의 시작을 알렸다. 2022년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부산항신항과 북항 등에서 총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투쟁 끝에 화물운송 기사는 특수고용노동자의 범주에 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번 교섭을 교섭 당사자로서의 법적 지위가 전제돼야 하는 ‘단체교섭’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양측이 만나 협의는 할 수 있지만, 노조법상 교섭으로 보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반면 하급심에서 화물운송 기사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판결도 나왔다. 지난해 6월 서울중앙지법은 화물연대 조합원의 안전운임제 요구 파업을 정당한 단체행동으로 판결했는데, 이들을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사안마다 달라 같은 집단이라도 법적 지위가 엇갈린다.
화물연대는 BGF리테일을 원청으로 보고 지난 1월부터 7차례의 교섭을 요구했으나, 이뤄지지 않으면서 파업에 나섰다. 개인사업자 형태의 특수고용 노동자로 분류되는 이들의 배송 일정과 운임 체계 등이 원청을 따른다는 것이다. 결국 이견을 보이는 사용자성 해석에 따른 갈등 끝에 집회 현장에 있던 조합원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엇갈리는 해석과 이중적 지위에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석병수 부산노동권익센터장은 “노란봉투법은 노동자성을 전제로 하는데 그 해석이 서로 엇갈리는 경우 이번 사례처럼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며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이 인정되지 않는 등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