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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품위 해칠라…금정산 기도터 폐기물, 헬기로 치워

국립공원공단·양산시 정비 나서

  • 이유경 기자 rglee@kookje.co.kr
  •  |   입력 : 2026-04-15 19:31:31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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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경남 양산 금정산 가산리 마애여래입상 인근 기도터 정비 현장에서 헬기 한 대가 철거한 시설물과 각종 잔해를 실어 나르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해발 700m 수십년 방치된 현장
- 마대자루 65개 40t분량 달해

“고지대라 사람만으로는 안 돼 결국 헬기까지 띄웠습니다.”

15일 금정산 가산리 마애여래입상(경남 양산) 인근 기도터 정비 현장. 금정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뒤 이뤄지는 국립공원공단 금정산국립공원사무소와 양산시의 첫 정비 작업 현장이다. 굉음을 내며 날아온 헬기 한 대가 철거한 기도터 시설물과 각종 잔해를 실어 날랐다. 낡은 목재와 비닐, 구조물 조각들이 한데 엉킨 짐이었다.

해발 700m 이상 고지대에 오래 방치된 시설물과 폐자재를 걷어내기 위해 인력은 물론 헬기까지 동원됐다. 단순히 산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는 작업과는 달랐다. 산 위에서 철거된 것은 폐목재와 비닐만이 아니라, 기도터로 쓰인 가설건축물 잔해, 각종 공작물 등이 뒤섞여 있었다. 문화유산 인근 고지대에 수십년 동안 방치돼온 각종 폐기물을 치우는 현장을 보니 금정산이 이제야 본격적인 관리 단계에 들어섰구나를 짐작하게 했다.

현장을 지휘하던 금정산국립공원사무소 문창규 자원보전과장은 “고지대라 일반 차량이나 작업 인력만으로는 폐기물 반출이 어렵다”며 “철거한 시설물과 폐기물을 헬기로 내려 양산시가 처리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비는 사전 작업부터 만만치 않았다. 폐기물을 담을 헬기 운반용 망과 마대를 먼저 설치하고, 철거한 잔해를 하나씩 담아 헬기로 날라야 했다. 준비된 마대만 65개에 이르렀다. 마대에 담기지 않는 대형 폐기물은 따로 떼내어 옮겨야 했다. 문 과장은 “헬기는 작업 기간 중 총 10~15회 왕복을 예상하고 있지만 현장 상황과 기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처음 하는 방식이라 계획보다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폐자재를 살펴보는 국립공원공단 직원들의 모습.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반출한 폐기물은 약 40t으로 추산된다. 일부 현장에는 주거 흔적과 화장실, 아궁이, 물 사용 흔적까지 남아 있었다. 단순한 기도터가 아니라 오랜 기간 사람이 드나들거나 점유한 구조물이었다는 뜻이다.

문 과장은 왜 이제야 일대가 본격 정비에 들어갔는지도 설명했다. 그는 “양산시도 예전부터 행정대집행을 추진하거나 예고한 적이 있었지만 물량이 너무 많고 고지대라 접근이 쉽지 않았다”며 “행위자나 원인자가 불분명해 비용 청구도 어렵고, 지자체 단독으로는 집행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항공대 일정과 헬기 확보가 가능해지면서 정비가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산불 발생 위험도 낮아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11~12월 기도터에서 실제 화재가 발생할 뻔 했다. 당시에는 기도터에 주거지와 아궁이가 있어 발화 위험이 높았지만 시설 철거와 폐기물 처리까지 이뤄지면서 산불 발생 우려는 줄어들었다. 문 과장은 “산불조심 기간에는 인력 투입이 어렵고 위험 부담도 크다”며 “이번 작업으로 산불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비 이후 재발 방지 대책도 예고됐다. 문 과장은 “폐기물 반출과 구조물 정비가 끝나면 차단시설을 설치하고, 현수막을 게시한 뒤 주 1회 순찰에 나설 계획”이라며 “특히 산불 위험 시기에는 집중 단속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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