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창원 아파트 흉기 난동 사건’ 현장. 연합뉴스
|
피해 여성과 자신을 죽음으로 내몬 ‘창원 아파트 흉기 난동 사건’(국제신문 지난달 31일 자 온라인 등 보도)은 교제를 거부하는 피해자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부른 참극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변을 위협하는 문자를 여러 차례 보내는 등 스토킹 범죄 정황과 계획 범죄 사실도 포착됐다.
경남경찰청은 2일 경남경찰청 기자실에서 백브리핑 형식으로 사건 경위 등을 담은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30대 남성 A 씨는 지난달 27일 자신이 거주하는 창원의 한 아파트 일대에서 20대 여성 B 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던 B 씨는 하루 만에, 현장에서 자해한 A 씨는 나흘 만에 숨을 거뒀다. 경찰에 따르면 모 중견 기업에서 각각 다른 부서 소속으로 근무했던 A 씨와 B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호감을 가지고 교류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B 씨는 한 달여 뒤인 12월 초 A 씨에게 만남을 거부하면서 연락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배신감을 느낀 A 씨는 B 씨를 상대로 집착성 행동을 보였고, 이에 부담을 느낀 데다 가족 병간호까지 해야 했던 B 씨는 지난 1월께 직장을 그만뒀다. 이후에도 A 씨는 올해 3월 초까지 약 2개월간 B 씨가 신변에 위협을 느낄 만한 내용이 포함된 문자를 5차례 보내는 등 연락을 시도했으나 두려움을 느낀 B 씨는 응답하지 않았다.
그런데 A 씨는 범행 당일 회사에 들러 퇴사하기로 한 뒤 돌연 B 씨의 주거지 앞으로 찾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1시간20분가량 B 씨를 기다린 끝에 집을 나서는 B 씨를 뒤따라갔고, 대로변에서 B 씨를 붙잡아 대화를 나눈 후 함께 택시를 타고 자산의 아파트로 이동, B 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경찰은 A 씨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B 씨와 사이가 틀어진 뒤 직장 동료 등에게 ‘B 씨를 죽이겠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사건 당일 미리 준비한 흉기를 가방에 넣어 다녔을 것으로 추정한다.
B 씨는 지난달 5일 가족 권유로 창원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를 방문해 스토킹 범죄 피해 상담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당시 경찰은 B 씨에게 신고 절차 등을 안내했으나 B 씨는 좀 더 지켜본 뒤 대응하겠다고 밝히면서 구체적인 피해 사실 진술과 가해자 인적 사항 등을 전달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10분 정도 진행된 상담을 통해 신고 절차 등을 모두 안내했으나 피해자 의사에 따라 APO(학대 예방 조사)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았고, 보호 조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상담 이후에도 A 씨가 문자를 보내지 않으면서 B 씨가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범행 동기 파악 등 나머지 수사를 이어간 뒤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