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와 입찰 배제 해석 두고 갈등
- 가처분신청·손배청구 진행할듯
부산시가 유찰을 거듭하던 도시철도 하단~녹산선 설계·시공 방식을 바꾸며(국제신문 지난해 11월 28일 자 1면 보도) 활로를 찾는 듯 보였다. 하지만 설계 업체 선정 과정에서 소송전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여 또다시 철도망 건설이 늦춰질 우려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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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도시철도 하단~녹산선 노선도. 국제신문DB |
부산시는 도시철도 하단~녹산선 공구별 적격 업체 선정을 마쳤다고 30일 밝혔다. 그동안 시는 총길이 13.47㎞의 도시철도망을 단일 공구로 묶어 설계와 시공을 한 시공사가 도맡는 단일 공구 턴키방식 입찰을 추진했다.
치솟는 자재비와 인건비, 공사 난도를 우려해 입찰에 뛰어드는 업체가 없어 입찰은 두 차례나 유찰되자 공구를 3개로 나누고 설계와 시공 역시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먼저 진행된 설계 입찰에 공구별 4개 업체가 참여해 하단~녹산선 건립은 순항하는 듯 보였다.
시는 설계 업체 선정 과정에서 ‘녹다운’이라는 입찰 방식을 택했다. 녹다운 입찰은 한 업체가 복수의 공구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이번 공사는 금액이 높은 순서에 따라 1, 3, 2공구 순으로 진행됐다. 각 업체는 공구별로 여러 시공 금액이 적힌 15개 추첨권 가운데 두 개를 뽑는다. 업체가 택한 추첨권에 적힌 금액을 다시 평균을 내 낙찰하한율(약 80%) 이내에서 최저가를 적은 업체가 설계 적격 업체가 된다.
문제는 ‘공구별로 선정된 업체는 다음 공구 입찰에서 배제한다’는 문구 때문에 불거졌다. 실제 제2 공구 입찰에 참여해 탈락한 A 사는 이달 초 업체 선정 때 참여한 B 사가 3공구에 선정됐지만 이 업체가 뽑은 예비 가격을 빼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평균금액이 달라져 업체 선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시는 3주가량 검토를 거친 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선정된 업체를 배제한다는 의미를 입찰에서 배제시킬 뿐만 아니라 이미 뽑은 예비 가격도 빼는 것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A 사는 시가 해당 문구를 자의적으로 해석했다고 주장한다. 서울시가 2016년 행정안전부에 질의해 회신받은 유권 해석에도 업체는 배제하더라도 업체의 예비 가격은 포함해 평균을 산출해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부산시가 녹다운 방식으로 추진한 입찰 때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A 사 관계자는 “다른 시·도 사례, 부산시 내부 사례 그리고 복수의 법무법인에 문의한 결과 예비 가격을 빼서는 안 된다는 일관된 답변을 받았다. 지난주 관련 자료를 제시했지만 시는 다른 업체에 적격 통보를 했다”며 “시가 왜 이렇게 무리한 결정을 하는지 모르겠다. 법원에 시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냈다. 추가로 형사적 조처와 함께 손해배상 청구 또한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시는 다른 지자체 사례를 참고한 결정이라고 맞선다. 시 관계자는 “A 사 주장을 자세히 검토했다. 추후 소송이 제기되면 철도과와 논의해 철도망 건설에 지장이 없도록 대응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