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사 후에도 내부 사이트 접속
- 동료들 운항 스케줄 확인·계획
- 원한 가질만한 정황 안 드러나
부산에서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혐의로 검찰로 구속송치된 김동환이 검거 당시 주장했던 것과 달리 범행 대상을 모두 6명으로 삼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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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항공사 기장 살해범 김동환이 26일 오전 부산 부산진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김성효 선임기자 |
경찰은 김동환이 노린 범행대상이 애초 밝힌 4명보다 2명 많은 6명이라는 증거를 확인했으며, 항공사 동료 계정으로 피해자들의 운항 스케줄을 확인한 것에 대해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26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김동환은 과거 함께 근무했던 항공사 기장 6명을 범행 대상으로 지목하고 수개월 전부터 미행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다. 앞서 지난 17일 울산에서 경찰에 붙잡힌 김동환은 부산으로 압송되는 도중 “몇 명을 살해하려고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4명”이라고 답한 바 있다. 다만 추가된 2명을 대상으로 한 계획이 치밀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환은 검찰에 송치되는 순간까지 반성 없이 “자신을 향한 부당한 기득권에 맞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동환은 이날 오전 부산진경찰서에서 부산지검으로 이동하기 위해 호송 차량으로 향하는 길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고개를 들고 당당했다.
이 과정에서 김동환은 보상금 소송 관련 문제로 사람을 죽여도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악랄한 기득권이 한 인생을, 개인의 인생을 파멸시켜도 된다는 ‘휴브리스’”라며 “미친 ‘네메시스’, 천벌을 받은 것이다”고 외치기도 했다. 휴브리스(Hubris)와 네메시스(Nemesis)는 고대 그리스 신화와 철학에 나오는 용어로 각각 ‘인간의 오만’ ‘신의 응징’을 의미한다.
자신의 범행을 정당화하는 발언이 계속됐지만, 경찰은 김동환이 노린 범행 대상 6명은 항공사 재직 당시 김동환의 평가나 퇴사에 영향을 주는 위치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김동환이 원한을 가질 만한 특별한 정황 또한 나타나지 않았다. 범행 대상 가운데는 김동환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다.
경찰은 김동환이 피해자들의 운항 일정을 확인한 과정도 조사하고 있다. 김동환은 퇴사 이후에도 타인 계정으로 항공사 사이트에 접속해 비행계획 등을 확인한 후 피해자들의 동선 파악에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항공사 관계자만 접속 가능한 사이트에 드나든 사실(정보통신망법 위반)이 확인됐다”며 “계정 취득 경위 등 추가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압수한 김동환의 캐리어에서는 갈아입을 여분의 옷과 1개 이상의 흉기가 들어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앞서 지난 24일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거쳐 김동환의 이름 나이 사진을 부산경찰청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조사 중 이뤄진 반사회적 인격장애 검사인 사이코패스 진단 평가(PCL-R) 결과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