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침수 구역인 부산 송도해수욕장에 아파트를 지으면서도 태풍 피해 방책을 어긴 시행사와 부산 서구 등을 상대로 입주민이 제기한 소송(국제신문 지난해 7월 30일 자 2면 보도)에서 법원이 서구 등의 공동 책임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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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서구 암남동 힐스테이트 이진베이시티. 국제신문 DB |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민사1부(김동희 부장판사)는 ‘힐스테이트 이진베이시티’ 입주민 1326명이 시행사 아이제이동수와 서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이들은 서구 등이 본래 태풍·해일 방지 대책으로 계획된 방재호안을 설치하지 않은 채 아파트를 공급해 태풍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이 아파트는 입주 4개월 만인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에 휩쓸려 아파트 공용부와 지하주차장이 침수됐다.
입주민들은 시행사 등이 환경영향평가·사전재해영향성 검토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월파 방지 대책으로 계획된 방재호안마저 설치하지 않아 침수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반면 시행사 등은 통상 예상 가능한 자연대해에 대비해 안전성을 갖췄다고 항변했다. 서구는 방재호안 설치를 위해 정부에 건의하는 등 노력했다는 입장이었다.
재판부는 입주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들이 환경영향평가 등을 벌이며 태풍 월파량과 같은 요소를 제대로 예측·분석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특히 아파트 완공 전까지 방재호안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방재호안이 설치될 것을 전제로 해 침수 유발 유량을 대폭 축소했다고 지적했다.
관할 지자체인 서구를 두고도 재판부는 “해당 지역이 태풍 피해가 반복되는 곳임을 알고 있었으므로 시행사가 제시한 월파 방지 대책이 적정한지 면밀히 확인해야 할 감독 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시행사가 별다른 이유 없이 월파 수치를 축소하거나 근거 자료가 미비한데도 보완 요구 없이 사용승인을 내주는 등 심사를 소홀히 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