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대법원장은 시행전 고발당해
- 사법부, 법원장 간담회열고 대응
이른바 ‘사법개혁 3법’ 중 법왜곡죄와 재판소원이 12일 본격 시행되면서 사법체계가 중대한 변화를 맞이했다. 재판소원은 시행 첫날부터 헌법재판소에 줄지어 접수됐고, 조희대 대법원장은 법왜곡죄 의 첫 번째 고발 대상이 됐다.
 |
| 법왜곡죄와 재판소원,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혁 3법’이 공포된 12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부는 이날 오전 0시 관보로 법왜곡죄(형법 일부개정법률)·재판소원(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대법관 증원(법원조직법 일부개정법률)을 게재해 공포했다. 법왜곡죄와 재판소원은 이날부터, 대법관 증원은 2년 뒤부터 시행이다. 지난 5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원안 가결이 이뤄진 지 일주일 만이다.
법왜곡죄는 형사 사건을 맡은 판검사가 위법하게 권익에 득실을 줄 목적으로 법을 왜곡할 때 10년 이하의 징역·10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됐다. 재판소원은 법원의 확정 판결에 대해서도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 확정 판결이 기본권을 침해했을 때 등에 청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재판이 취소되면 법원은 헌재 결정 취지에 맞춰 다시 재판한다.
헌재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전 9시까지 접수된 재판소원은 4건이다. 1호 사건은 시리아 국적 외국인의 강제퇴거 취소 소송 판결이다. 법 시행 10분 만에 접수된 사건이다. 청구인인 시리아 국적 외국인은 출입국 당국의 강제퇴거명령과 보호명령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이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된 데 불복해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2호는 동해안 납북귀환어부 피해자시민모임이 제기했다. 납북귀환 어부들은 간첩으로 몰려 처벌받았다가 재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이를 근거로 형사보상을 청구했으나 법원 판결은 지연됐다. 유족은 형사보상 지연에 국가배상 청구 소송을 냈으나 당시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형사보상 기한 6개월’이 훈시규정에 불과하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판소원 청구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가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으로 대법원에서 최종 판결돼 의원직을 잃었다. 그는 선고 뒤 자신의 SNS에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지만 기본권을 간과한 부분이 있다면 변호인단과 상의해 헌법재판소 판단을 받아보려 한다”고 적었다.
한편 법왜곡죄의 첫 수사 대상은 조 대법원장이 될 전망이다. 이날 이병철 변호사는 조 대법원장과 박영재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법왜곡죄로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지난 2일 경찰에 냈다고 밝혔다. 그는 조 대법원장이 지난해 5월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때 형사소송법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는 입장이다. 법왜곡죄가 시행되면 즉시 수사해 달라는 취지로 조 대법원장을 선제 고발했다는 게 이 변호사의 설명이다.
사건을 접수한 국가수사본부는 일단 이 변호사 주소지 관할 경찰서로 사건을 배당했다. 국수본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고발장이 접수된 후 용인 서부경찰서에 배당했다”며 “향후 관련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추후 검토 후 재배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법부는 사법개혁 3법 대응을 준비한다. 법원행정처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충북 제천 포레스트 리솜에서 비공개로 정기 전국 법원장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이튿날인 13일까지 진행된다. 사법제도 개편에 대한 후속 조치 방안과 법왜곡죄에 따른 형사법관 지원 방안이 안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