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는 가장 평범한 일상인 식사 시간이, 1973년생 여성 가장 최선영(가명) 씨에게는 하루 중 가장 힘든 순간이다. 오랜 기간 치아가 거의 없는 상태로 살아온 그는 밥상 앞에 앉아도 음식을 씹는 일부터가 버겁다. 부드러운 음식조차 부담이 돼 식사를 거르는 날이 잦았고 제대로 된 영양 섭취는 오래전부터 이뤄지지 못했다.
부산 사하구에서 배우자와 중학생 딸을 돌보며 살아가는 최 씨는 현재 3인 가구 기초생활수급자다. 생계급여와 주거·의료급여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가족 모두가 질병과 장애의 어려움을 안고 있어 일상은 늘 위태롭다.
배우자는 지체장애와 뇌전증을 앓고 있어 경제활동은 물론 일상생활 전반에 도움이 필요하고 딸도 지적장애가 의심되는 상황이었으나 의료비 부담으로 오랜 기간 검사조차 받지 못했다. 그러다 학교 복지사의 도움으로 뒤늦게 장애검사와 치료가 시작되면서 아이에게 필요한 지원의 실마리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최 씨 본인의 건강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최근 파킨슨병이 의심돼 검사를 받았고 이전부터 정신적인 어려움과 치아 문제로 자기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다. 지적 경계선이 의심돼 지능검사도 예정돼 있다. 만약 지적장애로 진단되면 장애인 활동지원 등 추가적인 공적 지원이 가능해지지만 그 이전에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치아 치료다.
오랜 시간 치아가 없는 상태로 지내며 씹는 기능을 잃은 그는 체력 저하와 만성 피로, 우울감과 무기력감까지 겪고 있다. 균형 잡힌 식사가 불가능해지면서 건강 전반이 무너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복지 현장에서는 “치아 기능 회복은 단순한 치료를 넘어 일상 회복의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씹을 수 있게 되면 제대로 된 식사가 가능해지고 체력과 생활 의욕이 회복돼 다른 치료와 제도 연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최 씨는 도움을 요청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딸아이와 남편을 챙기다 보면 제 몸은 늘 뒤로 밀린다”고 말하는 그는 오랜 시간 홀로 버텼다. 현재 필요한 지원은 전체 틀니를 포함한 치과 치료비 300만 원. 치료는 치아를 되살리는 데 그치지 않고 이 가구가 더 깊은 위기로 떨어지지 않도록 삶을 다시 지탱해 줄 최소한의 버팀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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