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구가 추진하던 구립 치매 전담 노인요양시설 예산이 전액 삭감돼 사업 동력을 상실했다. 잇단 사업 내용 변경과 의회와 소통 부족으로 사업이 무산 수순에 접어들어 주민 혈세만 낭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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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구가 모라동에 추진하려는 구립 치매 전담 노인요양시설 조감도. 사상구 제공 |
사상구의회는 22일 제257회 임시회를 열어 구가 제출한 2025년 제2회 추가 경정 예산안을 구의회의 수정안대로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수정안 핵심은 조병길 사상구청장이 추진하는 공립 치매 전담형 노인요양시설 부지 매입비 13억 원 삭감이다. 조 구청장은 모라동에 치매 환자 48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지상 2층 규모 치매 노인 요양시설 건립을 추진해 왔다. 구의회가 지난 3일 임시회에서 부지 매입비를 전액 삭감하자 조 구청장은 임시회를 열어 예산 반영을 촉구했지만 불발됐다. 이날 표결에 앞서 조 구청장은 건립 필요성을 역설했다.
구립노인요양시설은 조 구청장 역점 사업으로 2023년 시작했으나 순탄히 진행되지 않았다. 구가 발주한 연구 용역에서는 시설을 짓는 데 63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총사업비는 86억 원까지 치솟았다. 시설 부지를 기부채납 받으려던 계획이 어그러져 13억 원의 예산이 더 필요하게 된 탓이다. 사업 계획이 자주 뒤바뀌고 구 재정 부담이 가중되자 구의회는 관련 예산을 모두 잘랐다.
사업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시설 설계비 2억5000만 원은 주민을 위해 쓰이지 못한 채 매몰 비용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조 구청장은 “시간을 두고 의회와 논의를 해야 할 것 같다.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구의회는 구의 주먹구구식 행정과 일방적인 행정을 비판했다. 구의회 이정욱 의원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부지 확보를 두고 계획이 뒤바뀌었다. 시설이 향후 구에 막대한 재정 부담을 초래할 수도 있는데 구는 의회와 충분히 소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