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성 낮고 난공사 많아 포기
- 통일교 ‘유라시아 왕국’ 꿈 꿔
역대 부산시장 대부분이 한일 해저터널 건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교가 PK 정치권에 이어 시 행정 전반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려 노력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가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마저 나온다.
17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안상영 전 부산시장은 2003년 참여정부 시절,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5대 정책 과제에 넣어 정부에 관련 예산과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안 시장에 이어 후임인 허남식(신라대 총장) 전 시장도 2007년 2월 10대 정책과제를 발표하며 “부산시가 한일 해저터널 건설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허 전 시장의 발언은 그해 5월 부산발전연구원에서 열린 한일 해저터널 건설 타당성과 부산에 미칠 영향에 관한 심포지엄으로 이어졌다.
서병수 전 시장 역시 2014년 선거 당시 서부산개발 프로젝트로 한일 해저터널 구축 필요성을 제안했다. 2016년 ‘서부산 글로벌시티 그랜드 플랜’을 공개하면서 실행 과제 중 하나로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언급했다. 서 전 시장 재임 시절인 2019년에는 시가 예산 1억 원을 들여 한일 해저터널 건설 타당성을 분석하는 연구 용역을 벌이기도 했다.
직전 오거돈 전 시장도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주장한 바 있다. 2016년 동명대 총장으로 재직 당시 한일 해저터널 심포지엄에서 한국 측 발표자로 나서 “한·중·일의 공동 성장을 위해 한일 해저터널 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박형준 현 부산시장은 재임 기간 한일 해저터널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역대 시장 대다수가 한일 해저터널 건립을 검토했으나 매번 사업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 진행이 되지 않았다. 2009년 부산발전연구원이 공개한 한일 해저터널 타당성 연구 분석을 보면 부산-대마도-후쿠오카 222㎞ 노선을 뚫는데 공사비 92조 원, 공사 기간 약 10년이 투입된다. 생산유발효과 54조5287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9조8033억 원, 고용유발효과가 44만9900여 명에 이르지만, 난공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총 222㎞ 중 해저구간이 147㎞에 달했기 때문이다.
어렵게 한일 해저터널을 건설해 운영한다고 해도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렵다. 부산과 후쿠오카 사이에 철도를 이용할 화물이 많지 않다. 승객 수요 역시 적을 것으로 보인다. 빠른 항공기를 두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열차를 이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영국을 잇는 총길이 50.45㎞ 유로터널도 비싼 통행료와 예상보다 적은 수요, 그리고 막대한 관리비 탓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도 한일 해저터널 건립에 관심이 없다. 부산 입장에서도 대륙철도의 시작과 종착역이 될 수 있는 기회를 한일 해저터널의 개통으로 날려버릴 수 있다.
그럼에도 통일교가 계속해서 한일 해저터널 건립에 나서는 이유는 경제성이 아닌 종교적인 관점에서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일교를 연구하는 한 전문가는 “통일교에게 한일 해저터널은 문선명(전 총재)의 유지가 담긴 숙원사업이고 이것을 수행하는 것은 리더십의 정통성을 확보하는 방편이었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일본에서 유라시아까지 연결되는 왕국의 발판을 만들려면 교리적으로 한일관계가 회복되고 평화가 정착돼야 하는데, 한일 해저터널은 그것을 이루는 평화적 상징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