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적으로 관련예산 확대 추세

기초지자체 등이 장례를 치르기 어려운 무연고자나 저소득층을 위해 마련하는 공영장례 예산이 턱없이 적다. 이마저도 편성하지않은 구·군도 부산의 절반인 8곳에 달한다.

15일 부산지역 16개 기초지자체에 따르면 내년 공영장례 예산을 편성한 곳은 8곳에 불과하다. 공영장례란 가족 해체, 빈곤 등으로 장례를 치르기 어려운 무연고자나 저소득층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장례 절차 전반(빈소 마련, 의례 지원, 화장, 안치 등)을 지원하는 공공 장례 서비스다.

고인의 존엄성을 지키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마련된 인도적인 취지에서 마련된 제도지만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 동구는 지난해까지 8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나 올해에 이어 내년 예산은 관련 예산을 편성한 기초지자체 중 가장 적은 240만 원에 불과하다. 공영장례를 치르는 데 1인당 최대 80만 원까지 지원하는 점을 고려하면 3명 남짓한 이들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밖에 ▷남구(2000만 원) ▷부산진구(1600만 원) ▷서구(1520만 원) ▷해운대구(1200만 원) ▷연제구(1000만 원) ▷사상구(700만 원) ▷수영구(400만 원)에서 편성한 내년 공영장례 예산도 충분치 않다.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8개 구·군의 주된 이유는 재정적 어려움이다. 중구는 시로부터 공영 장례 예산 1440만 원을 받았지만 지난 9월 예산이 일찌감치 동났다. 중구는 공영 장례 관련 조례까지 제정했지만 자체 예산은 없다. 중구 관계자는 “재정 문제가 있어서 구비 확보를 위해서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희은 중구의회 의원은 “공영 장례는 한 평생을 어렵게 살다가 가신 분들의 마지막 존엄을 지키는 일이다. 구가 더는 공영 장례에 손을 놓고 있지 않도록 의회가 나서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북구 금정구 동래구 또한 조례를 두고 있지만 예산 지원이 없다.

시민단체는 예산 의무 편성을 넘어 적정 금액을 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기헌 부산반빈곤센터 활동가는 “전국적으로는 예산을 확대하는 추세인데 부산은 거꾸로 간다. 실질적인 업무는 구·군이 하고 있어 기초지자체는 공영 장례를 위한 예산 확보를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부산 16개 구·군 공영장례 예산 현황 구군 2025년 2026년 남구 2000만 원 2000만 원 부산진구 1200만 원 1600만 원 서구 1200만 원 1520만 원 해운대구 1200만 원 1200만 원 금정구 1080만 원 미편성 연제구 1000만 원 1000만 원 사상구 700만 원 700만 원 동구 240만 원 240만 원 수영구 240만 원 400만 원 영도구 미편성 추경 편성 계획 북·사하·강서·동래·중구·기장군 미편성 ※자료 : 각 구·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