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 내부 설비 뜯어내 고철 매각
- 남은 부지 등 활용 방안 ‘깜깜이’
부산 기장군 정관자원에너지센터(사진)가 2008년 준공 후 가동조차 제대로 못 하고 내부 설비가 철거된다. 애초 물량 예측에 실패해 폐기물 반입량이 가동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철거가 끝나도 남은 시설과 부지 활용방안이 마땅치 않아 여전히 애물단지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산시는 지난 6월 기장군 정관읍 정관자원에너지센터 내부 철거를 진행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건축물 내부 설비인 고철을 매각한 것으로, 시는 고철 매각비 중 3억2400만 원을 철거 업체로부터 받기로 했다. 이 작업은 내년 2월 말까지 진행된다.
정관자원에너지센터는 폐기물 소각장으로, 2008년 준공됐다. 정관읍 일대 생활 쓰레기와 산단의 폐기물 등을 처리하는 시설이다. 건립비는 총 311억 원(시비 67억·산단 개발사 244억), 하루 최대 쓰레기 소각 용량은 50ｔ이다. 당시 정관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폐기물시설촉진법에 따라 산단 기반시설로서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했다.
문제는 폐기물 반입 물량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소각장을 안정적으로 가동하려면 하루 최대 소각 용량의 70%인 35ｔ의 폐기물이 있어야 하는데, 일일 반입량은 이에 못 미치는 20~30ｔ 수준에 머물렀다. 소각장은 소각량이 줄어들면 처리 단가도 올라간다. 하루 50ｔ의 폐기물을 소각하면 ｔ당 12만3000원이 들지만, 35ｔ을 소각할 때는 이 비용이 18만6000원으로 는다. 또 정관 소각장은 다른 소각장에 비해 경쟁력도 떨어졌다. 중소형 시설이라 부산지역 다른 소각장과 비교하면 처리원가가 약 2배 높았기 때문이다.
시는 이처럼 ‘애물단지’로 전락한 시설의 활용방안을 찾고자 2015년 ‘정관소각장 관리운영 방안 용역’에 착수했고, 이듬해 폐쇄가 적절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후 행정절차를 거친 시가 2017년 내부 설비 매각 공고를 냈지만, 번번이 유찰됐다. 8년 만인 지난 6월에서야 한 업체와 계약에 성공해 철거 작업에 들어갔다.
내부 철거가 끝나도 남은 시설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문제로 남았다. 시는 아직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각에선 시설과 부지 방치 문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시설 활용 방안이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다만 가까운 시일 내 논의를 거쳐 어떻게 활용한 것인지 결정해 문제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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