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습부담 적은 과목 시험 몰려
- ‘사탐만 선택’ 전년比 10%P↑
- 과학만 선택한 학생은 16%P↓
- 공통시험 도입 앞 심화 가능성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영역별 응시자를 분석한 결과 학습 부담을 줄이고자 특정 선택과목에 수험생이 몰렸다. 국어·수학·탐구 영역의 선택과목이 폐지되는 2028학년도를 앞두고 2027학년도 수능에서 이런 경향은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계 학생이 과학탐구 대신 상대적으로 공부 부담이 적은 사회탐구로 몰리는 ‘사탐런’ 현상도 계속될 전망이다.
 |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가 배부된 지난 5일 부산 금정구 동래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수능 성적을 확인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특정 과목에 몰린 수험생들
9일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의 ‘2026 수능 응시 인원 분석’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어에서는 ‘화법과작문’, 수학에서는 ‘확률과통계’ 선택 비중이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국어 응시자 49만989명 가운데 33만3275명(67.9%)이 화법과작문을 선택했다. 언어와매체에 응시한 수험생은 15만7714명(32.1%)에 그쳤다. 2024학년도에도 화법과작문 선택 비율은 59.8%, 지난해 63.0%를 보였는데 올해 67.9%까지 치솟았다.
수학에서는 확률과통계 응시 비율이 대폭 높아졌다. 올해 수능에서 수학 응시자는 총 47만1374명인데 26만4355명(56.1%)이 확률과통계를 선택했다. 미적분은 41.0%, 기하는 2.9%로 각각 집계됐다. 확률과통계 응시 비율은 2024학년도 45.1%에서 지난해 45.6%로 약간 오른 뒤 올해는 무려 10.5%포인트나 급등했다. 국어에서는 화법과작문, 수학에서는 확률과통계가 학습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과목으로 꼽힌다. 한 문제 차이로 입시 당락이 결정될 수 있는 상황에서 올해는 학습 부담 등을 고려해 선택과목 유불리에 신경을 쓴 수험생이 그만큼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탐구에서는 사탐런 심화
탐구 영역에서는 사회 과목 2개를 선택한 수험생, 사회와 과학 과목을 섞은 수험생이 나란히 늘었다. 올해 탐구 영역에서 2과목 응시자 46만9930명 중 사회탐구만 응시한 수험생은 28만1144명으로 59.8%를 차지했다. 2024학년도 46.4%에서 지난해 50.1%로 절반을 넘었고, 올해는 10%포인트 가까이 뛰었다. 올해 사회와 과학 과목을 한 개씩 선택한 수험생은 8만1023명으로 17.2%로 나타났는데 지난해 10.7%에서 대폭 증가했다.
반면 탐구 2과목 응시자 중 과학만 선택한 수험생 비율은 2024학년도 49.8%에서 지난해 39.1%로 낮아진 데 이어 올해는 22.9%로 떨어졌다. 자연계 학생이 과학탐구 대신 상대적으로 공부 부담이 적은 사회탐구로 몰리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대학들이 자연계열 진학 희망자에게 내걸었던 과학탐구 응시 조건을 완화하거나 폐지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탐구 2과목 응시자 중 절반인 23만9403명(50.9%)이 사회·문화를 선택했다. 2024학년도 사회·문화 응시자가 12만1662명이었는데, 수치상으로 2년 사이 배가량 증가했다. 과학탐구에서는 지난해 화학Ⅰ의 응시 인원 대비 47.1%가 줄어 올해 감소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 수능 앞두고 계속될 듯
2028학년 수능부터는 선택과목이 폐지된다. 국어는 화법과언어 독서와작문 문학 등을 통틀어 공통으로 치러지고, 수학도 대수, 미적분Ⅰ, 확율과통계 등을 묶어 공통시험으로 묶인다. 탐구 영역도 사회·과학 총 17개 과목(사회 9개·과학 8개) 중 최대 2개를 선택하던 방식에서 통합사회·통합과학을 필수로 응시하는 것으로 바뀐다.
입시 전문가들은 내년까지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응시 인원 규모의 변화보다는 응시자가 몰리는 과목의 응시 집단이 어떤 성적대에 분포하는지를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의 성적대에 따라 정시 지원 경쟁자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자연계열과 의·약학 계열에 지원하는 수험생이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을 위한 등급 확보와 학습 전략을 고려해 수학에서는 확률과통계, 탐구에서는 사회 탐구에 응시한 경우가 큰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응시자가 몰린 선택과목의 응시 집단이 어떤 성적대에 분포하느냐에 따라 정시 지원 경쟁자들이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