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국정감사에 출석한 명태균. 연합뉴스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사건’ 핵심인물 로 지목되는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의원 등에 대해 검찰이 오는 23일 구형할 예정이다.

창원지법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 는 9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명태균 씨, 김영선 전 의원,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 소장, 배아무개 전 경북 고령군수 예비후보, 이아무개 전 대구시의원 예비후보 등 5명에 대한 21차 공판을 열었다.

이들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김영선 전 의원이 자신의 공천을 도와준 대가로 명태균 씨에게 16차례에 걸쳐 자신이 받은 세비의 절반 이른바 ‘세비 반띵’ 총액 8070만 원을 준 것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 배 씨와 이 씨로부터 공천 청탁과 함께 1억2000만 원씩 합계 2억4000만 원을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로 받은 것 등 2건이다.

이날 공판에서 명 씨측은 김 전 의원 측에게서 받은 돈 성격을 두고 어느 쪽이든 무죄가 성립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명 씨측은 “이른바 ‘세비 절반’을 받은 것과 관련해 저희는 급여 명목으로 받았다는 것이고 김 전 의원은 강혜경(김 전 의원 전 회계담당자) 씨에게 빌린 돈을 변제한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저희가 설령 김 전 의원 주장을 받아들이더라도 법률적인 면에서 저희에게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명 씨 측은 김 전 의원으로부터 받은 돈이 ‘정치 자금’과 무관해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재판부가 “양쪽 어느 쪽에 의하든지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것인데 그게 인정이 된다면 죄가 없게 돼 무죄가 된다는 주장이냐”고 묻자 명씨 측은 “그렇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명 씨를 상대로 한 증인 신문에서 세비 절반은 자신이 강 씨에게 빌린 돈을 갚은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명 씨에게 “제가 강 씨에게 돈을 갚기 위해 월급 일부를 강씨에게 돈을 준 것은 채무 변제로 줬다는 것을 증인도 인정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명 씨는 “김 전 의원이 제게 ‘너한테 빚진 걸 갚는 거다’고 이야기하시길래 그 내부적인 것은 선관위 조사가 들어와서 그런지 뭔지 저는 추측할 수밖에 없다”며 “이후 제게 태도가 바뀌어서 제가 일을 그만둔 것”이라고 말했다.

1억2000만 원씩 미래한국연구소에 준 배씨와 이씨는 김태열 미래한국연구소 소장에게 미래한국연구소 운영자금으로 빌려준 돈이라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오는 22일과 23일 증인 신문을 추가로 진행한 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23일 명 씨 등에 대한 검찰 구형을 들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