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홍태용 김해시장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을 직접 만나 2041년까지 최소 1조1705억 원으로 예상되는 김해경전철 재정지원금의 국비 분담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특히 정부가 적자 누적 시 지원을 약속하는 발언 등을 처음으로 제시하며 김해시의 요구가 기존의 적자 보전 요청이 아니라, 사업 초기부터 정부가 부담해야 할 몫이 지방으로 넘어온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홍 시장은 2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김해경전철 국비지원 건의에서 정부 또한 김해경전철 사업의 협약서에 도장을 찍은 주요 사업주체임에도 초기 건설보조금 1898억 원 외에는 일절 지원이 없었음을 지적했다. 특히 법령 개정, 수요 과다 예측 등 정부 귀책 사유로 인해 발생한 재정지원금에 대해서는 정부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시에 따르면 김해경전철 사업은 1992년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국내 최초 정부 주도 시범사업으로 추진됐다. 건설교통부가 1995년, 1997년, 2000년 3차례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만 해도 협약안의 사업시행주체와 운영수입보조는 정부였다. 하지만 2002년 10월 기획예산처 심의 과정에서 사업시행주체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로 협약 내용이 바뀌었고, 운영수입보조는 지방자치단체만 들어가면서 정부는 아예 빠졌다. 마치 향후 운영비 적자를 예상이라도 한 듯한 정부의 행보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회유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해시가 공개한 2002년 10월 11일 기획예산처 주관 회의내용에 따르면 당시 기획예산처 차관은 “운영비까지 정부가 보조하면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어 재정파탄이 예상되며 추후 운영비 적자 누적 시 정부에서도 대책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건설교통부 도시철도과장도 “향후 운영비 보조에 따른 문제점 발생 시 건교부에서도 지원하겠다”는 발언이 있었다. 결국 당시 김해시는 재정 부담을 떠안으며 협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해경전철 적자 규모는 심각하다. 김해시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24년까지 재정지원금 총 8219억 원 중 김해시가 5191억 원, 부산시가 3028억 원을 각각 부담했다. 문제는 민간 운영권이 만료되는 2041년까지의 재정지원금도 최소 1조1705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점이다. 이후 노후된 경전철 차량 교체까지 고려하면 지급액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시는 이 중 상당수가 정부 귀책사유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당초 총사업비 1조 2000억 원 가운데 정부가 18.87%를 부담하기로 했지만, 실시협약 단계에서 정부 부담률이 15.67%로 축소됐고 그만큼 민간차입금 비중이 62%에서 68.67%로 증가했다. 정부가 처음 계획대로 2286억을 부담해야 했지만 실제로는 1898억만 지급하면서 결과적으로 388억 원이 민간차입금으로 넘어가 그 비용을 지금까지 시가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또 2009년 MRG(최소운영수입보장제)가 폐지되면서 남은 미지급분 1287억 원도 김해시가 부채로 떠안고 있다. 이는 정부가 민간차입금을 보전하는 경전철 운임수임을 높이기 위해 추정수요를 과다 예측하면서 발생한 것인 만큼 정부가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2011년 개통 당시 하루 승객 수요를 21만 명으로 예측했으나 실제 승객은 3만 명으로 15%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스크린도어 교체, 통신·신호체계 정밀 진단, 안전 설비 개선 등 안전 기준 강화를 위한 법령 개정으로 발생한 추가 비용 696억 원에 대해서도 정부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 근거로 김해경전철 건설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에 ‘정부가 관계법령이 개정되거나 새로운 법령이 제정될 경우 그 이전과 동등한 재정적 조건을 유지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 세 항목을 합산하면 총 2371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민간차입금과 이자 7051억 원까지 합치면 9422억 원이 된다. 홍 시장은 “그 동안 정부는 김해시 요구를 적자 보전 요청으로만 받아들였다”면서 “김해경전철은 정부가 직접 실시협약을 체결한 전국 유일한 사업이다. 우리가 요청하는 것은 정부 책임으로 남아 있는 부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홍 시장은 면담 결과에 대해서도 “국토부 장관이 명확한 근거가 있다는 점에 공감했고 기재부에 공식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해시 관계자도 “향후 국회의원 설득, 부산시와의 공동 대응, 시의회 결의 등 단계별 대응을 이어갈 계획”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