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자체 내려앉을수 있다”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 현장 주변으로 잦은 땅 꺼짐 현상(싱크홀)이 나타나면서 부산시민의 ‘발밑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중구 광복지하도상가 아래에서 지하수 용출(샘솟음) 현상이 확인돼 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광복지하도상가 7번 출입구 인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에스컬레이터 운행을 중지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백창훈 기자

27일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광복지하도상가 7번 출입구 에스컬레이터 하부 지반에서 지하수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1일 승강기 안전관리법에 따라 에스컬레이터 검사를 하던 도중 누수로 인한 젖음 현상이 발견되면서 현재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에스컬레이터 이용이 중지된 상황이다.

공단은 누수가 발생하자 수질 검사를 통해 염지하수로 판단했다. 잔류염소 수치와 유기물 수치가 일반적인 수돗물이나 오수에서 나올 수 없는 수치였기 때문이다. 또 염도 측정 수치도 높게 나와 해수가 혼입된 것으로 공단은 추정하고 있다. 지하도상가가 조성된 곳은 매립지로 1988년 지하철이 개통된 뒤 2009년 에스컬레이터 등 기반시설이 마련됐다.

공단은 누수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다. 누수 발생 장소가 철도 보호구역이다 보니 부산교통공사와 협의가 필수적이다. 의견 조율이 끝나는 대로 시추조사 용역을 발주할 예정인데, 이를 통해 구체적인 누수 범위와 용출량, 추후 보수 방안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하수 유출로 인한 붕괴 사고도 배제할 수 없다. 통상 지하수가 유출되거나 집중호우 지하공사 중 지하수에 의해 흙이 유실될 때 싱크홀이 발생한다. 앞서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1공구 구간에서 발생한 12건의 싱크홀 주요 원인으로 시공사가 흙막이 공사에 앞서 물막이 시공을 거치지 않고 굴착작업을 진행한 탓에 작업장 내로 장기간 지하수와 세립토가 유출된 점을 꼽기도 했다.

전문가는 광복지하도상가가 사상~하단선 현장처럼 굴착 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으나, 누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붕괴 우려가 크다고 경고한다. 부산과학기술대 정진교(첨단공학부) 교수는 “누수가 발견된 에스컬레이터 주변이 시멘트가 섞인 벽체로 막혀 있어 맨눈으로는 붕괴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데, 지하수가 계속 유출되면 어느 순간 물기로 얼룩지거나 음영이 나타난다”며 “에스컬레이터 자체가 내려앉을 수도 있어 안전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