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로컬푸드직매장이 있는 물금 백호마을 임시주자창.

경남 양산시가 현재 임시주차장으로 사용 중인 물금 백호마을 학교부지를 사들여 관내 최대 규모급인 300면 공영주차장 조성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현재 운영 중인 양산로컬푸드직매장도 유지하고 고질적인 물금신도시 택지 주차난도 해소하기 위해 부지를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양산시의회 예산결산 및 업무보고 등 특별위원회(위원장 이기준)는 지난 25일 2026년도 정기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원안가결 했다. 관리계획안은 다음 달 2일 제2차 본회의서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관리계획안에는 백호마을 공영주차장 토지 매입 건이 포함됐다. 이는 다세대 주택·원룸 및 상가 밀집 지역의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금읍 가촌리 1248-1번지 1만4268 m² 면적의 학교 부지를 매입해 공영주차장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부지 매입비는 141억5000만 원이고 승용차 240면, 화물 60면 등 총 300면을 2027년까지 조성한다.

현재 양산시는 공영화물주차장을 포함해 공영주차장 79개소(3734면)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유료주차장은 10개소이며, 화물주차장은 석산·다방·증산 등 3개소(375면)에 불과하다. 지난 10월 기준 양산시 등록 차량이 총 19만6079대이고 이 중 화물차가 2만9688대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주차 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현재 300면이 넘는 대형 공영주차장은 부산도시철도 2호선 양산역 공영주차장(396면)이 유일해, 이번에 조성되는 백호마을 주차장은 사실상 관내 최대 규모급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시는 물금신도시 택지 주차난 해소 및 공영화물주차장 확보를 위해 백호마을 고등학교 부지를 매입하기로 했다. 이곳은 경상남도교육청에서 학교 신설 계획이 없어 지난 2019년부터 양산시가 신도시 조성 사업자인 LH와 협약을 맺어 임시주차장으로 사용해왔다. 현재 부지 매입과 관련해 LH와의 협의는 이미 마쳤고 학교용지를 주차장용지로 변경하는 도시관리계획 변경 절차가 진행 중이다.

부지 매입비가 141억 원에 달하지만 시는 오히려 지금이 적기라는 입장이다. 양산시에 따르면 LH가 신도시 조성 완료 2년 후부터 해당 부지에 매년 약 5억 원의 할증 이자를 부과하고 있어, 매입이 늦어질수록 시민 부담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또한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통해 주차장 용지로 전환되면 LH 조성원가의 70% 수준으로 구입할 수 있어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 무엇보다 신도시에 위치한 약 4000평의 부지를 향후 다른 기관이 매입할 경우 현재 사용 중인 주차 공간마저 사라질 우려가 있어, 이를 선점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다만 현재 임시주차장 역시 일부 구역만 이용되는 등 만차가 드문 상황이라, 실제 주차난 해소 효과가 어느 수준일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양산시가 범어 택지지구 주차난 해결을 위해 103억 원을 들여 조성한 황산마을공영주차장이 지하 2층 132면 규모임에도 이용률이 저조해 ‘세금 낭비’라는 지적을 받는 등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