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주포 이정필 씨. 연합뉴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차 주포로 알려진 이정필 씨기 김건희 씨 계좌를 맡아 거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액을 김 씨에게 준 사실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는 지난 14일 김건희 씨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속행 공판을 열었다. 이 씨는 이날 4700만 원을 김 씨에게 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김 씨와 직접 손실 보전 약정을 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 씨가 도이치모터스 권 회장으로부터 김 씨를 소개받은 뒤 김 씨의 증권 계좌를 맡아 거래했고, 손해가 나자 손실 보전금 4700만 원을 김 씨에게 줬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김 씨가 도주한 또 다른 주포, 이모 씨와 주고받은 문자를 제시하며 김 씨가 주가조작 사실을 사전에 알았던 게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1차 주가조작 작전 시기 또 다른 ‘주포’로 지목된 A 씨의 이름도 등장했다. 검찰 수사단계에서 불기소 처분된 A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관련한 새로운 범죄 혐의가 드러나 특검팀 수사선상에 올라 있지만 도주해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 씨는 지난 2010년 3월께 김 씨에게 A 씨를 소개해줬다고 했다.

특검은 김 씨가 A 씨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도 공개했다. 메시지에 따르면 김 씨가 “이정필 때문에 일 년간 십몇억을 날렸다”고 하자, 이 씨는 “엄밀히 말하면 이정필 때문에 더 번 것 아닌가. 고점에서 더 사서 그런 거잖아. 이제는 적당히 본전만 돼도 빠져나와”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 씨는 “이정필 때문에 벌다니. 나 아직 돈 2천만 원도 못 받았어”라고 했고, 이에 대해 이 씨는 “도이치는 이정필 때문에 올라갔던 건 사실이야”라고 보냈다.

이 같은 정황 등을 토대로 특검팀은 김 씨가 또 다른 도이치 주포 이 씨의 주가조작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김건희 씨는 이날 오전 재판 중 건강 악화를 호소하며 재판부 허가 하에 먼저 퇴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