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묘지 인접 주민 일부 반대목소리

부산 기장군에 장사시설을 운영하는 재단법인 실로암공원묘원(실로암)이 자연장지 등 대규모 장사시설 설치를 재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사시설 확충 계획을 두고 실로암과 부산시가 법적 공방(국제신문 지난해 12월 24일 자 8면 보도)까지 벌인 가운데, 시가 최종 패소하면서 실로암이 공원묘지 설치에 나선 것이다.

부산 기장군 철마면 실로암공원묘원. 실로암공원묘원 제공

부산시는 지난달 15일부터 30일까지 실로암묘지공원에 관한 도시관리계획안을 열람공고했다고 11일 밝혔다. 기장군 철마면 고촌리 일대에 신설하는 묘지공원 조성 계획을 주민 등에게 알리고 의견을 받는 절차다. 이는 실로암이 지난 9월 도시관리계획결정 변경안을 시에 재입안 신청한 데 따른 조처다. 재입안 내용에 따르면 공원 면적은 총 4만2920㎡이며, 여기에 봉안당 2만 기와 자연장지 1만 기를 증설하는 게 골자다.

앞서 실로암과 시는 이 문제로 법정 공방까지 벌였다. 자연장지 계획은 2012년 실로암이 개발제한구역 약 16만 ㎡를 자연장 터로 삼겠다며 도시계획시설 제안서를 시에 제출하면서 본격화했다. 이후 환경평가 3~5등급지에 자연장지를 만들라는 국토교통부 소관 위원회 결정에 부지는 현재 규모로 줄고 자연장 대신 봉안당 2만 기로 사업 내용이 바뀌었다.

그러다 2021년 시가 실로암의 도시관리계획결정 변경안을 반려했다. 자연장지가 사라지는 등 사업 목적이 상실됐으며, 반대 민원과 개발이익 특혜 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실로암은 시를 상대로 행정소송까지 제기, 항소심에서 승소한 뒤 지난 2월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최종승소했다. 법원은 주민 생활환경에 영향이 없고 민간이 수익을 누리는 건 당연하다고 판단했다.

일각에선 이번 공원묘지 계획을 두고 반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시에 따르면 공원묘지 시설에 인접한 기장군 6개 마을 중 5개 마을이 이번 계획에 동의했으나, 1개 마을은 여전히 반대한다. 또 행정구역은 다르나 인접한 해운대구 반송동 일대 주민도 계획 철회를 요구한다. 시 관계자는 “실로암 공동묘지 도시관리계획은 관련 위원회 심의와 시의회 의견 청취 등 아직 여러 절차가 남았다”며 “해운대구 지역 주민의 민원도 인지해 추가 의견 청취를 하고 추후 사업자에게서 관련 조치 계획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