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적의 79% 사유지… 갈등 소지
- 부산시 “세제 혜택” 지주 설득
- 생태계 조사·보존 등 계획 추진
부산의 숙원이던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이 확정된 가운데 과거 시민사회의 지정 논의를 불씨로 20년간 시민과 관계기관의 노력이 다시금 주목받는다. 시민사회는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자연생태계 보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다만, 자연·문화경관의 보존과 더불어 과거 꾸준히 제기된 사유 재산권 침범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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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 진산 금정산이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논의를 시작한 지 20년 만에 국내 24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사진은 2일 금정산 일대 전경.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공원 지정까지 시민사회 큰 역할
국내 24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금정산은 생태계의 보고다. 2일 부산시에 따르면 금정산국립공원 타당성 조사 결과 총 1782종의 생물이 금정산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달 등 멸종위기종 14종도 포함됐다. 자연·문화자원도 뛰어나다. 고당봉 금샘 범어사계곡 등 71곳의 자연경관이 있는데, 이는 국립공원 중 9위에 해당한다. 문화자원은 국립공원 1위 수준으로, 국가지정 문화유산 17점 등 총 127점의 문화자원이 있다.
이처럼 뛰어난 자연·문화자원을 지닌 만큼 과거부터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논의가 있었다. 2005년 시민사회가 처음으로 국립공원 지정에 관한 의견을 냈고, 2014년 6월에는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건의 시민 10만 명 서명운동도 진행됐다. 금정산국립공원시민추진본부와 금정산국립공원지정시민네트워크 등 80여 개 시민단체가 오랜 기간 국립공원 지정 운동을 벌였다.
시가 본격적으로 국립공원 추진 절차를 밟은 때는 2019년 6월이다. 그해 시가 당시 환경부에 지정 건의를 했으나, 경남도와 양산시, 부산 기초지자체 6곳(동래 금정 북 연제 사상 부산진), 주민 등과 협의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엇갈려 답보 상태였다. 그러다 그간 부정적 입장을 보였던 범어사가 지난해 6월 동의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추진은 급물살을 탔다. 그해 11월 시와 범어사의 업무협약 체결 이후 공원계획안과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주민에게 공개됐고, 이후 주민설명회와 공청회 등이 열렸다. 지난 8~9월 산림청과 국토교통부 심의가 이뤄진 끝에 지난달 31일 국립공원위원회를 통과, 마침내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이 확정됐다.
■사유지 침범·환경보전은 숙제
부산시민의 오랜 염원이 결실을 봤지만 일각에선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사유지 등 사유재산권 침해 문제가 거론된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금정산 면적은 66.85㎢로, 국·공유지가 21%(13.98㎢)인 반면 사유지는 79%(52.87㎢)에 이른다. 금정산 일대 지주는 시 추산 1700여 명에 달한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더 엄격한 규제가 이뤄지는 만큼 부지에 편입되는 지주들의 반대는 꾸준했다.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이미 오랜 기간 재산권을 제약받았는데, 국립공원 지정까지 이뤄지면 ‘이중규제’에 묶인다는 것이다.
시는 지주들에게 세제 혜택 등을 제시하며 설득에 나서거나, 경계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국립공원 부지를 확정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금정산 한복판의 산성마을은 제외됐다. 약 900명이 거주하는 산성마을은 반대의 뜻이 강경해 공원 경계에서 빠졌다. 그러나 산성마을 사방은 국립공원 지정이 이뤄져 사유재산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상존한다. 산성마을 주민 A 씨는 “향후 마을의 나무 하나라도 제대로 벨 수 있을까 우려된다”며 “여러 제약이 따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선 농사 등 생업은 보장해 주기로 했으니 지켜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기후부 관계자는 “20가구 이상 규모의 마을은 국립공원 경계에서 제외하고 있다”며 “향후 사유지는 국립공원 매수 기준에 따라 야생동물 서식지 등 보존이 필요한 구역을 우선으로 해 순차적으로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자연환경 보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노현석 협동사무처장은 “생태계 조사와 환경 모니터링 등 세부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고 사유지가 포함된 지역 주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는 참여 구조가 제도화돼야 한다”며 “탐방객 증가에 따른 개발과 훼손 문제는 최소화하고 생태계 보존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