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도서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이 1년 만에 또 다시 갈등의 한복판에 서게 될까.

지난해 9월 11일 양산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는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과 김복동평화공원양산시민추진위원회.

30일 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7일 시민단체 ‘위안부법페지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오는 31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양산시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위안부 사기 중단 촉구 집회’를 신고했다. 이 단체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가 거짓이며 그 상징인 소녀상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경찰은 국민행동의 집회 신고에 대해 제한통고 조치를 내렸다. 제한통고에는 학교 수업시간 내 집회를 금지하고, 집회 제한 시간 외에도 확성기 등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앞서 경찰은 초등학교로부터 학습권 침해 우려가 있다는 협조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가 집회 신고를 한 장소에는 양산평화의소녀상이 설치돼 있다. 경상남도교육청 양산도서관 앞 주차장 입구에 설치된 이 소녀상은 지난해 8월 양산 출신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김복동평화공원양산시민추진위원회(이하 시민추진위)가 성금을 모아 제작·설치한 동상이다. 경상남도교육청도 올해 8월 14일 양산도서관에 ‘김복동평화도서관’이라는 별칭의 현판 제막식을 열어 추모했다.

국민행동의 양산 집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11일에도 소녀상 철거 촉구 집회를 열어 대응에 나선 시민추진위와 갈등을 빚었다. 이 일로 국민행동은 시민추진위를 미신고 불법집회로 고발해 현재 울산지방법원에 약식기소된 상황이다.

이후 시민추진위는 ‘양산평화의소녀상 지킴이단’을 결성해 물리적 테러와 훼손방지를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또 국민행동과 같은 집회를 저지하기 위해 매번 집회신고를 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행동이 집회를 강행할 경우 지킴이단과의 충돌도 예상된다. 지킴이단도 맞불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측의 집회 장소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다소 떨어져 있어 물리적 충돌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산경찰서 관계자는 “현장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