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吳 직권남용 유죄 확정에 ‘역공’
- 손배 청구권 소멸시효 쟁점으로
2018년 오거돈 전 부산시장 취임 직후 전임 서병수 시장 측 인물이란 이유로 사직을 강요받은 시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이 오 전 시장과 당시 정무라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이른바 ‘부산판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불린 파동에 휘말려 억지로 직을 떠났는데, 이 일로 형사 재판에 부쳐진 오 전 시장 등이 유죄를 확정받으면서 ‘역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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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판 블랙리스트' 사건 수사 당시 부산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가 부산시청 기획담당관실 등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벡스코의 전 경영본부장 A 씨와 전 상임감사 B 씨, 부산시설공단 전 이사장 직무대리 C 씨는 오 전 시장과 박태수 전 정책수석보좌관, 신진구 전 대외협력보좌관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A 씨 등은 서 전 시장 재임 시절 각 기관 임원이 됐다. 이들은 2018년 9월을 전후로 오 전 시장과 정무라인에게서 사표 제출을 압박받아 사직했다. A 씨는 그 해 3월 취임해 임기 3년을 보장받았으나 6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오 전 시장 등에게 청구된 금액은 총 9억 원이다. 부당하게 사직을 종용받아 제대로 받지 못한 나머지 급여와 성과급에다 정신적 피해에 따른 위로금이 더해진 액수다. 소송은 오 전 시장 등이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을 확정받으면서 준비됐다. 오 전 시장 등은 2018년 8월~2019년 1월 시 산하 공공기관 6곳의 임원 9명에게 사직을 강요해 실제 7명의 사직서를 받아낸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로 2022년 4월 기소됐다.
약 2년에 걸친 재판 끝에 오 전 시장 등은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오 전 시장은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2년, 박 전 수석은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신 전 보좌관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세 사람은 소송에 나선 이유로 ‘명예회복’을 꼽는다. B 씨는 “직권남용이란 불법 행위로 형이 확정됐으니 ‘한번 해보자’는 마음을 가졌다”며 “명예와 관련된 일이다. 쫓겨나듯 회사를 나가야 했다. 앞으로는 이런 사례가 없어야 된다. 불법이 확실한 데도 드러내놓고 자행하는 일이 더는 벌어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B 씨는 재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불이익을 우려해 사직서를 썼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법조계는 오 전 시장 등의 직권남용이 유죄로 인정된 만큼 손해배상의 근거가 되는 행위 또한 불법성이 있다고 판단될 여지가 있다고 본다. 문제는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다. 통상 소멸시효는 불법 행위와 그 가해자를 알게된 날로부터 3년까지다. 즉 A 씨 등이 불법 행위를 인지한 시점을 사표 파동 당시로 보느냐,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 날로 보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지역의 한 변호사는 “사표 제출을 요구한 구체적 지시자는 몰랐더라도, 시 방침에 따라 사표 수리가 진행된 점은 알았다고 봐야 하는 만큼 시장과 정무라인을 가해자를 특정할 수 있었다고도 보인다. 이 경우엔 시효가 지났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소송의 첫 변론기일은 오는 12월 10일로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