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금을 가상화폐로 세탁한 뒤 상부 조직에 전달하거나 이들에게 대포 통장을 제공해 범행을 도운 일당 1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포 통장 대여자 모집 광고. 경남경찰청 제공

경남 마산동부경찰서는 전기통신사기 특별법 위반 혐의를 받는 30대 관리 총책 A 씨 등 5명을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고 29일 밝혔다. 또 경찰은 이들에게 통장을 넘긴 20대 B 씨 등 7명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A 씨 등 5명은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보이스피싱 피해금 14억3500만 원을 가상화폐로 전환해 상부 조직에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그 대가로 범죄 수익금의 5~10%를 받아 챙겼다.

A 씨 등은 텔레그램으로 B 씨 등 7명으로 모집한 뒤 모텔 등 숙박업소에서 이들과 2~3일 가량 함께 머무는 방식으로 이들을 관리했다. 이 기간 계좌로 상부 조직이 저금리 대환대출 등을 미끼로 피해자 22명을 속여 피해금을 B 씨 등의 계좌로 입금했고, 이를 세탁했다. B 씨 등은 범죄 수익금의 2%를 받는 조건으로 이런 범행에 동참했다.

보이스피싱 범죄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통장 명의자로부터 관련 진술을 확보, 탐문과 CCTV 분석 등을 통해 이들을 차례로 검거했다. 경찰은 범죄수익금 중 대포통장에 남아 있는 5억4000만 원은 동결하고, 기소 전 추징 보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가 수령 여부와 관계없이 자기 명의 계좌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대여나 양도하면 그 자체로 처벌받는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범죄에 사용된 통장과 신분증 사본 등. 경남경찰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