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가 전국 최초로 영유아 보행안전을 위한 ‘병아리존’을 설치했다. 법적 강제규정이 없는 자율적 보행자 보호구역 조성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경남 김해시 관동어린이집 인근에 전국 최초로 설치된 ‘병아리존’. 김해시 제공

김해시는 28일 법적 보호구역 지정 대상에서 제외된 소규모 어린이집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병아리존을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지난 6월 배현주 김해시의원(국민의힘, 비례)이 제안한 ‘유아 보호구역(병아리존) 설치 필요성’이 계기가 됐다. 김해시는 어린이보호구역 지정이 어려운 100인 미만 어린이집 등 영유아시설의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병아리존’은 어린이집·유치원 등 주변에 차량 속도를 자연스럽게 낮추고 주정차를 자제하도록 유도하는 시각적 안전공간이다. 법적 규제 없이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자율형 보행자 보호구역’이다.

시범사업 대상지는 김해시 관동로27번길 111에 위치한 관동어린이집으로, 총 419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노면 표시, 안내 표지판, 부착형 표지판 등을 설치해 차량의 시속을 낮추고 보행자 중심의 안전 분위기를 조성했다.

시는 지난 7월 유관기관 협의와 현장조사를 거쳐 8월 최종 시안을 확정하고, 이달 초 설치를 완료했다. 관동어린이집 관계자와 학부모들은 “차량 속도가 확연히 줄었다”며 “보행 안전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도 “별도의 규제 없이도 자율적으로 안전을 확보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김해시는 이번 시범사업에 대한 모니터링과 만족도 조사를 거쳐 내년에도 사업비 4천만 원을 확보해 병아리존을 7개소 더 설치할 계획이다. 정운호 교통혁신과장은 “병아리존은 아이들의 안전한 보행 환경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작은 변화가 시민들의 안전 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