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진구 ‘주차장’ 검토했지만
- “선거법 위반 등 문제” 잠정보류
- 시교육청은 “관여할 부분 아냐”

지난 3월 폐교한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의 주원초등학교 부지가 이르면 내년 하반기 공개 매각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국제신문 지난 8월 12일 자 1면 등 보도)되는 가운데 그동안 이곳을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이 지역이 만성적인 주차 공간 부족에 시달리는 만큼, 주원초 운동장을 임시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으나 매몰비용과 시설관리 등의 문제로 잠정 보류된 상태다.

지난 3월 폐교한 부산 부산진구 주원초등학교 전경. 국제신문DB

부산시교육청은 공개 매각을 위한 선행 작업으로 도시계획시설상 ‘학교’로 지정된 주원초 부지를 해제하기 위한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시교육청은 주원초 부지를 자체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지난 8월 지역사회 요구에 따라 공개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도시계획시설 해제를 위해서는 시교육청이 기초조사 등 관련 용역을 진행한 뒤 관할 지자체인 부산진구에 해제 요청을 해야 한다. 부산진구는 지역주민과 지방의회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최종 허가하는데, 관련 절차만 최소 6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공개 매각 절차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시교육청은 도시계획시설 해제 기초조사를 위한 용역 예산 2200만 원을 내년도 본예산에 반영할 예정이다.

다른 폐교와 달리 도심에 위치, 접근성이 좋은 주원초는 인근에 인제대 부산백병원을 비롯해 다수 아파트가 있어 차량 통행량이 많다. 하지만 만성적인 주차 공간 부족으로 주민 불편이 크다. 이에 시교육청은 해당 부지를 지자체에 무상으로 대여, 부산진구는 임시주차장 조성 방안을 검토했으나 현재 잠정 보류됐다. 매몰비용, 시설관리, 안전사고,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 등 복합적인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주차장을 관련 법령이나 조례에 의하지 않고 무료로 개방할 경우 기부 행위로 규정돼 선거법 위반에 해당할 수가 있다”며 “공영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있는데, 시설 조성과 인건비 등에 2억~3억 원이 투입되는 데 반해 1년 뒤 사용이 종료되면 매몰비용 지출이 커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은 주차장 활용 문제는 교육청이 관여할 부분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부산진구가 주원초 부지를 활용하겠다 하면 언제든 무상으로 대여해줄 의사가 있다”면서 “시교육청은 부지 공개 매각을 제때 이행하기 위한 행정절차에 집중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1만 ㎡ 규모의 주원초 부지에 주차장을 조성할 경우 90여 대 차량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됐으나, 두 기관이 한발씩 물러나면서 뾰족한 대안은 없는 상황이다. 김경태 개금2동 주민자치회 대외협력위원장은 “내년 하반기에 공개 매각이 시작돼도 당장 공사에 들어가지 않는 만큼, 폐교를 실속 없이 비워두는 것보다는 주민을 위해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며 “백병원 방문자가 주차 공간이 없어 30분 넘게 대기하는 등 여러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이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