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행위허가 경사도 기준을 11도에서 18도로 대폭 완화하는 경남 김해시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을 둘러싸고 여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철훈 국민의힘 김해시의원이 16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철훈 김해시의원이 개발행위허가 기준인 평균경사도를 11도에서 18도로 완화하는 ’김해시 도시계획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대표 발의하자 15일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국회의원과 같은 당 김해시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개정안 철회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사실상 ’산을 깎아 공장 짓자‘는 개발업자들의 논리를 대변하는 것”이라며 “김해시 경사도 용역에서 가용면적이 12.7㎦로 향후 100년 이상 공장용지 공급이 가능해 추가 완화 필요가 없다고 결론났다”고 밝혔다.

그러자 다음 날인 16일 이번에는 개정안을 발의한 이철훈 의원이 이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의원은 “가용 면적 12.7㎦은 단순한 면적 계산일 뿐이며 실제 공장 입지를 위해서는 접근성, 지가, 기반시설 등 여러 요건이 충족돼야 하므로 현실적으로 이용 가능한 면적은 훨씬 적다”며 “신규 공장 수요가 없다면 왜 난개발을 걱정하느냐”고 김 의원의 주장에 논리적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사도 규제 전에는 연평균 공장 허가 수는 46개소였으나 규제 이후 13.4개소로 급감했다. 우리 시 산단 분양률은 대부분 100%로 공급이 오히려 약간 부족한 상태”라며 “개정안은 극소수 지주의 이익이나 난개발을 위한 것이 아닌 지역경제 회복과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해 발의한 것”이라 강조했다.

다만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 의원은 경사도를 18도로 설정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경남도 시 단위 개발기준 평균 경사도를 근거로 밝혔을 뿐 김해시에 18도를 적용해야 되는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김해시도 난감한 입장이 됐다. 시는 공장 유치를 위해 계획관리지역 내 산업형 성장관리계획구역의 경사도를 15도 미만으로, 나머지는 현행대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도시계획 조례 개정을 추진하던 차였고 그래서 이번 의원발의안에 대해서도 부동의 의견을 냈다. 따라서 만약 개정안이 17일 상임위 심의를 거쳐 20일 본회의를 통과하게 된다면 홍태용 김해시장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발동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다시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김해시의회에서 개정안을 상정해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현재 김해시의회는 총 25석 중 국민의힘이 15석, 민주당이 10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