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원 대부분 산·바다 인접
- 실제 이용하려면 중장거리 이동
- 시민 41% “집 가까이 공원 원해”
- 당감·개금 유휴부지에 첫 실험
- 길게 이어진 띠 형태 녹지 조성
- 기존 공원은 시설 등 리모델링
- 부산 1인당 공원 10.6㎡로 늘어
부산은 산과 바다, 강이 인접해 자연과 도심이 공존하는 입체적 구조의 도시다. 자연을 만끽하는 데 양적으로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산 바다 강을 끼고 대부분의 공원이 마련돼 있어 실제 시민이 이용하려면 등산하거나 중장거리 이동이 필요한 만큼 도보 접근성이 아쉬운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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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부산진구 당감·개금동 일대 조성된 선형공원의 준공식이 열려 박형준 부산시장과 어린이들이 꽃을 심고 있다. 부산시 제공 |
산 바다 강과 도심 공원의 일정한 연결이 부족한데, 이는 부산이 계획적으로 설계된 도시가 아니라 한국전쟁 후 급격한 발전으로 도심 내 공원용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건물과 도로가 먼저 들어선 탓이다. 부산시는 이런 점에 착안해 공원 면적의 양적 기준보다 접근성을 기준으로 ‘15분 도시 부산’에 맞는 생활권 공원(근린공원 어린이공원 소공원) 구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집 근처 공원을 원한다
국토지리정보원의 ‘2021 국토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생활권 공원으로부터 도보 이동 10분 거리(750m) 내 거주하는 부산의 인구 비율은 54.7%로 7개 특·광역시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부산에는 산과 바다, 강을 따라 공원이 즐비하지만 대부분 접근성이 떨어지기에 나타난 결과다.
부산진구 초읍어린이대공원, 동래구 금강공원, 해운대구 장산공원, 남구 황령산봉수대공원, 북구 백양산 공원, 서구 구덕산·구덕공원 등 대부분의 공원이 산지에 자리 잡고 있다. 바다와 강도 마찬가지다. 서구 송도·암남공원, 남구 이기대공원 등이 바닷가를 따라 위치해 있고, 을숙도공원 삼락생태공원 등도 낙동강변에 줄지어 있다. 도심이나 외곽에 사는 시민이 마음 먹고 이동하지 않으면, 쉽사리 접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시민은 산 바다 강을 낀 규모가 큰 공원도 좋지만, 일상에서 접근할 수 있는 집 근처에 있는 공원을 가장 자주 이용하고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발간된 시의 ‘2040 부산 공원녹지계획’에 따르면 5528명의 시민 중 29.5%가 자주 이용하는 공원 녹지로 ‘집 근처에 있는 중·대규모 근린공원’을 꼽았다. 공원 녹지의 신규 확충 방법으로는 2907명의 시민 중 41.7%가 ‘공간은 작아도 집 가까이에 있는 소공원 확충’을 택했다. 지난 4월 실시된 부산시 1분기 정기 여론조사에서도 1000명의 시민 중 40.2%가 15분 도시 정책 가운데 가장 도움이 되는 사업으로 ‘도심 공원 조성 활성화’를 꼽았다.
■생활권 공원의 확충
프랑스 파리대학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의 이론으로 탄생한 15분 도시는 도시의 6대 기능(생활 일 상업 의료 교육 여가)을 걸어서 15분 내 누릴 수 있는 도시를 일컫는다. 부산의 15분 도시도 마찬가지인데, 그 가운데 생활권 공원이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15분 도시의 궁극적인 목적과 관련해 “사람, 자연, 사회적 관계 이 세 가지가 조화롭게 구축되는 공동체를 만드는 데 있다”며 “가까이 있는 분들이 자주 만나고 또 새로운 것을 함께 체험하고 또 뭔가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을 확장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고 그런 면에서 공원이 중요한 요소”라며 공원을 15분 도시의 핵심으로 꼽기도 했다.
2022년 민선 8기가 들어선 뒤 시는 부산의 실정에 맞춰, 또 시민의 바람대로 생활권 공원 확충에 나섰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11월 조성된 부산진구 당감·개금동 일대 마련된 ‘선형공원(그린카펫)’ 등이다. 신규 공원을 조성하는 데는 토지 매입 부담 등으로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간다. 일례로 부산시민공원을 조성하는 데 6700억 원이 투입됐는데, 이 중 토지 매입 비용만 4700억 원에 달했다. 새로운 형태의 공원이 필요했는데 이게 바로 도시 내 유휴 공간을 활용해 길게 이어진 띠 형태로 조성된 선형공원이다. 기존 면형 중심의 공원보다 훨씬 접근성이 좋다. 시는 이곳을 중심으로 각종 행사와 프로그램도 마련해 시민을 이어주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가치를 확장 중이다.
시는 내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사상구 괘법동 일대 선형공원도 조성 중이다. 이어 신평·장림동까지 만들면, 우수 모델을 발굴해 부산의 62개 모든 생활권으로 확대 시행하는 고도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 공원은 업그레이드
시는 기존 공원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우선 내년부터 한때 부산의 대표적인 나들이 장소였던 초읍어린이대공원에서 운동시설 새단장, 야외 조명 설치 등의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유엔기념공원 일대에서는 2028년까지 공원과 주변 문화시설을 통합하고 재창조하는 ‘유엔 평화문화공원화’ 사업도 추진한다. 공원을 중심으로 추가 녹지 공간을 조성하고, 부산문화회관과 부산박물관 등 인근 시설을 연계해 세계인이 찾는 공간으로 탈바꿈하자는 게 사업의 취지다.
2029년까지 해운대수목원 2단계 조성에도 나선다. 체육시설 파크골프장 녹지조성 등으로 시민의 휴식과 여가 공간을 확충할 방침이다.
시의 이런 노력은 벌써 성과로 돌아오고 있다. 부산의 생활권 공원의 결정 면적은 43.5㎢로 민선 8기 3년간 이전보다 16% 증가했다. 이 기간 늘어난 도시공원(국가도시공원, 생활권 공원, 주제공원)의 조성 면적도 1285만 ㎡로 부산시민공원(47만 ㎡)의 27배에 달한다.
시민 1인당 도시공원 조성 면적도 2021년 말 6.4㎡에서 지난해 말 10.6㎡로 대폭 늘었다. 시민 만족도도 증가 추세다. 2년마다 실시하는 부산사회조사에서 체감상 부산의 녹지 환경이 ‘좋다’고 응답한 비율이 2020년 39.1%에서 2022년 40.4%, 지난해 43.9%로 꾸준히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