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표류 중인 ‘경남 창원 웅동1지구 관광·레저단지 조성 사업’ 시행자가 정상화 첫 단추인 골프장 운영 방안(국제신문 지난달 15일 자 3면 보도)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직영과 단기 임대 등이 거론되는데, 사업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수익을 확보하는 세부 모델을 찾는 게 관건이다.

경남 창원 웅동1지구 개발사업지 전경. 국제신문 DB

단독 시행자인 경남개발공사는 오는 17일까지 부지 내 유일한 수익 시설인 골프장 운영 방식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공사는 애초 지난달 말까지 이를 확정하려고 했으나, 막바지 내부 의견 조율 등에 일정이 지체되면서 그 시기를 2주 정도 미뤘다. 앞서 공사는 협약 해지로 기존 민간사업자에게 물어야 하는 확정투자비 등 1500억 원을 대납하는 대신 20년간 운영권을 가져가는 조건으로 지난 8월과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골프장 임대 사업자 모집에 나섰으나 결국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공사는 1000억 원 상당의 공사채를 발행, 기존 공동시행자였던 창원시와 함께 확정투자비(잠정 1320억 원)을 직접 갚은 뒤 사업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공사는 우선적으로 확정투자비 지급 기한인 다음 달 28일까지 새 임대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다. 사업 공백기 발생으로 인한 또 다른 분쟁을 막기 위해서다. 이 경우 공사가 새 사업자에게 수년 정도 단기로 운영권을 넘기는 대신 매년 일정 금액을 지급받는 구조로 사업이 진행된다. 공사는 약 2주간 적정 금액을 산정하는 용역을 수행한 후 다음 달 초순 사업자 모집 공고를 낼 계획이다. 사업자가 공사에 부담해야 하는 금액 규모를 줄이면 사업자 모집이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될 공산이 커지지만, 채권을 발행한 공사의 경영 부담은 늘어나는 터라 최적 안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사가 경남연구원 용역을 통해 산정한 한해 골프장 수익은 12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는 골프장을 직영하는 방안도 고려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 22일 꾸린 TF를 중심으로 기존 민간사업자로부터 운영에 필요한 서류를 확보하는 등 사전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또 지난 10일 상위 기관인 경남도를 통해 채권 발행 사전 신청서를 행안부에 제출하는 등 확정투자비 확보 절차 이행에도 속도를 낸다. 공사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새 사업자가 매년 지불해야 하는 금액을 따지는 용역을 우선 추진한 뒤 그 결과를 보고 직영 혹은 임대 여부를 결정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며 “모든 여건을 감안해 정상화에 다가갈 방법을 선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원시와 공사는 2009년 민간사업자인 ㈜진해오션리조트와 진해구 수도·제덕동 일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225만㎡ 부지에 관광·레저단지를 조성하는 실시 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2017년 수익성이 높은 골프장(36홀)만 조성된 채 사업이 표류하자 경자청은 2023년 3월 이들의 공동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했다. 새 판짜기에 나선 경자청은 사업의 공공성 유지 등을 고려해 올해 3월 공사를 다시 단독사업시행자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