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방산업체 ㈜풍산을 기장군 장안읍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식화(국제신문 지난 6월 19일 자 2면 등 보도)한 가운데, 지난달 예정됐던 경청회가 주민 반대로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풍산 이전을 위해선 이전 예정지 주민 의견이 관건인 만큼, 향후 주민들의 찬성 여론이 모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6월 부산 기장군 주민들을 중심으로 ㈜풍산 이전을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부산시청 앞에서 열렸다. 국제신문DB

부산시는 지난달 3일 예정됐던 풍산 이전 주민 경청회가 열리지 않았다고 7일 밝혔다. 기장군 장안읍 등 주민들이 경청회 개최 반대 의사를 표시했기 때문으로, 향후 예정된 경청회는 현재로선 없다는 게 시 설명이다. 풍산 이전과 관련한 논의도 특별한 진전 없이 답보 상태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6월 시는 풍산으로부터 공장 이전 관련 입주의향서를 제출받았다고 발표하면서 이전을 공식화했다. 해운대구 반여동에 있는 방산업체 풍산은 기장군 장안읍으로 이전을 추진한다. 2022년 11월 해운대구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 계획 승인 후 2년6개월 만의 발표다. 2021년 이전 부지로 일광읍이 검토됐지만 주민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번 발표 직후인 지난 6월에도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부산시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풍산 이전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기장군과 기장군의회도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보였다. 기장군은 주민 수용성 없는 이전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군의회는 풍산 이전으로 인한 토양오염 등 위험성을 거론했다.

주민들은 원전 등 이미 여러 혐오시설이 몰려 있다며 원칙적으로 이전을 반대한다. 그러나 만약 이전이 진행된다면 가장 중요한 점은 적절한 보상이라는 입장이다. 풍산 이전 부지는 대룡마을 등 4개 마을이 인접해 있다. 특히 대룡마을 일대 63만6555㎡ 면적은 풍산이 공장을 짓겠다는 부지로, 일대 주민들은 이전을 막을 수 없다면 마을 전체를 이전시켜달라는 여론이다.

김진규 대룡마을 이장은 “풍산 이전으로 진행되는 센텀2지구 개발로 여러 곳에 혜택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렇다면 상생 차원에서라도 이전으로 피해를 보는 이곳 주민들에게도 적절한 보상이 이뤄져야 하는데,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군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대룡마을은 119가구(227명)가 거주한다.

시 발표 직후부터 계속해서 피케팅 등 풍산 이전을 반대하고 있는 기장군의회 황운철 의원은 “무엇보다 주민 의견을 반영한 결과를 추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는 주민과의 협의 등 풍산 이전을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여러 인접 마을 중 보상과 이전 대상이 명확히 정해져 있진 않다”며 “대룡마을의 전체 이전은 현재 검토 중인 사안으로, 실제 거주 인원은 행정상 등록된 가구보다 더 적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이장단과 소통하면서 보상 범위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