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회장의 부탁을 받고 유치장 내 피의자를 불법 면회시켜준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경무관 2명이 항소심에서 벌금형으로 감형됐다.

부산지법 형사1부(김종수 부장판사)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A씨와 B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000만 원을 각각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이 다소 무겁다고 판단된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이 항소심에 이르러 범행을 인정한 점, 추가적 불법 행위나 살인미수 사건에 부당한 영향을 미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경남경찰청 경무관이던 A씨는 2023년 8월 지인인 한 건설사 회장으로부터 살인미수 혐의로 부산 해운대 경찰서에 입감된 피의자를 면회하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서장이던 경무관 B씨에게 편의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이런 요청을 받은 뒤 해당 경찰서 형사과장이던 C경정에게 면회시켜주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C경정은 입출감 지휘서에 피의자 조사를 하겠다고 허위로 기재한 뒤 살인미수 피의자를 자신의 사무실로 데려가 면회할 수 있게 한 혐의로 경무관들과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선고 이후 A씨와 B씨는 징계 절차를 거쳐 해임됐다. 1심에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은 C 경정은 항소를 포기해 올해 1월 형이 확정됐다. C경정은 이후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받았고, 현재 한 경찰서 지구대에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