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16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때 국민의힘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단체 문자를 발송해 재판에 넘겨진 국민의힘 박수영(부산 남) 의원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국민의힘 박수영(부산 남) 의원. 국제신문 DB

부산지법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는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의원에게 벌금 90만 원을 선고했다. 그와 함께 기소된 국민의힘 부산시당 당직자 A 씨에게는 벌금 70만 원 집행유예 1년 판결을 내렸다.

이들은 지난해 10월16일 치러진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소속 정당인 윤일현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거나 이에 대한 투표를 독려하는 단체 문자 메시지를 당원들에게 보낸 혐의를 받았다.

당시 박 의원은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해당 메시지는 국민의힘 부산시당 측 번호로 보내졌고, 본문에는 ‘존경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 박수영 국회의원입니다’란 문구가 포함되는 등 박 의원 명의가 적혔다. 문자 메시지 말미에도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 박수영 올림’이라 쓰였다. 공직선거법상 자동동보통신으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방식의 선거운동은 선관위에 등록된 예비후보자 또는 후보자만 가능하다.

두 사람은 메시지 전송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발송 주체를 두고 다퉈왔다. 서로 공모해 문자를 보낸 것이 아니라는 취지다. 박 의원은 메시지 발송의 검토를 A 씨에게 지시했을 뿐 곧장 문자를 보내라고 말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A 씨는 박 의원의 문자메시지 작성에 관여하지 않았고, 관례대로 시당위원장이 문자 발송을 지시해 이를 따랐을 뿐이라고 반박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통상적인 정당 활동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문자메시지 내용에 일방적인 지지호소가 포함돼 있는 점, 또 이 문자가 국민의힘 당원들에게 보내졌지만 당원이 아닌 금정구의 선거인들에게도 지지를 독려해 달라는 취지로 받아들일 소지가 다분하다”며 “선거 운동의 고의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할 목적에 대해서도 부인했지만 이 역시 인정되고, 메시지와 선거 운동 해당 여부에 대해 외부의 검토를 거쳤다거나 하는 등의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A 씨가 공동정범이 아니라는 주장도 직위 등을 고려했을 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들의 행위가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이 크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선거법을 위반하면서도 무리한 선거 운동을 할 만한 동기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