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결제 대응 현황 발표하는 KT. 연합뉴스

뒤늦게 KT 무단 소액결제 피해가 당초 알려진 대로 서울 서남권·경기 일부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서울 서초구·동작구,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등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무단 결제 피해가 기존의 경찰 수사 범위인 경기 광명·부천·과천, 서울 금천·영등포, 인천 부평 일대보다 넓게 일어난 것이 확인되면서 KT의 소액결제 이용자 전수 조사와 수사 확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KT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낸 인증 시간 기준 피해 지역 자료에 따르면 알려진 곳들 외에 서울 동작구, 서초구, 고양시 일산동구가 포함됐다.

KT는 첫 피해가 발생한 시점으로 지난 달 5일부터 8일까지로 지목했다. 이 기간동안 서울 동작구, 관악구, 영등포구 일대에서 15명이 26차례에 걸쳐 962만 원 상당의 피해를 봤다.

이어 범행 주체들은 8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서울 서초구에서 3명을 상대로 6차례에 걸쳐 227만 원의 소액결제 피해를 입혔다.

이후 이들은 12일∼13일 경기 광명시에서 범행했고, 15일 서울 금천구, 20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21일 경기 과천시에서 무단 소액결제를 벌였다.

이어 나흘간 휴지기를 가진 뒤 26일부터 금천구, 광명시, 경기 부천시 소사구·인천 부평구 등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에 황 의원은 “범행 지역과 시기에 대한 구체적 정보 등을 KT가 보다 빨리 공개했다면 수사에 도움이 됐을 사실들도 많은데 이제야 찔끔찔끔 주요 정보를 내놓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한 KT 무단 소액결제 사건이 처음 알려진 지난 4일과 5일에도 100건에 가까운 무단 결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비정상적인 결제 시도 차단 직전까지 무단 소액결제가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로 알려진 4일에는 이용자 36명에게서 83건 피해(2천499만 원), 이후 5일에는 11명이 14건(550만 원) 무단 소액결제 피해를 봤다.

앞서 KT는 4일과 5일에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국회에 보고했지만 1차 발표에서 피해자 수를 278명으로 집계했다가 4일과 5일 피해를 포함해 362명이라고 정정한 것이다.

피해 건수는 1차 집계 당시 527건에서 764건으로 늘었다.

KT는 해킹범이 피해자들의 휴대전화로 갔어야 할 ARS 신호를 탈취해 소액결제에 성공한 사례에만 주목해 피해 현황을 ARS 수신 상황만 따져 집계하고 있으며 “5일 새벽 비정상적인 소액결제 시도를 차단한 이후 무단 소액결제 피해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KT 피해 현황이 자꾸 늘어나는 것은 자동응답전화(ARS)에 한정해 자의적이고 소극적인 대응을 하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을 최초로 제보한 A 씨는 자신이 하지 않은 패스(PASS) 인증을 제삼자가 한 기록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또한 카카오톡 무단 로그인 경험을 밝힌 피해자들도 있었다.

황 의원은 “KT 해킹 사태의 전모가 밝혀지면 밝혀질수록 KT가 거짓 변명만 늘어놓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소액결제가 이뤄진 모든 고객에게 직접 결제 현황을 고지하고 피해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의적 축소 은폐 시도를 반복한 KT에 대해서는 SKT 때보다 더 강력한 제재와 함께 피해 배상 강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