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시 평산동에서 진행되던 높이 59m 송전탑 건물 공사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인근 아파트와의 거리가 20여m에 불과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던 주민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양산시는 즉시항고의 뜻을 밝혔다.

지난 3일 오전 양산시청 앞에서 평산동 옥내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울산지방법원 제1행정부는 지난 12일 경남 양산시 평산동 코아루 아파트와 삼성명가 아파트 주민 100명이 양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옥내 송전탑 건설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이에 따라 본안 소송인 송전탑 이설 건축허가 취소 사건의 판결 후 30일까지 공사가 중단된다.

법원은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이 사건 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음이 소명됐다”며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때에 해당되거나 본안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인용 이유를 밝혔다.

이 옥내 송전탑은 웅상센트럴파크 내 미개발 용지를 용도 변경해 신축 아파트를 건설하면서 부지 내 송전탑 2기를 이설하기 위한 용도다. 하지만 인근 코아루 아파트와 삼성명가 아파트 주민들은 이 사업이 주민 동의없이 진행된데다 주거지와 너무 가까워 건강권과 재산권을 침해받는다며 백지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법원이 주민들 손을 들어주면서 본안 소송까지 옥내 송전탑 건설 공사는 중단됐다. 15일까지도 공사가 이어졌다는 제보도 있지만 양산시는 공사 중단에 맞춰 안전 대책 등 정리 작업의 일환이었다고 해명했다.

지난 1일 5분자유발언을 통해 옥내 송전탑 건설 재검토를 촉구한 더불어민주당 김석규 의원은 1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법원 결정은 평산동 주민들의 고충과 우려가 단순 민원이 아니라 정당한 권리 보호 요구라는 점을 확인해 준 것”이라면서 “항고 여부와 관계없이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지속적인 소통과 대안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로 인해 송전탑 이설을 위한 임시 송전탑 2기의 운명도 기약할 수 없게 됐다. 당초 올 연말 철거 예정이었지만 건축을 허가한 양산시가 이번 가처분 결정에 대해 즉시항고의 뜻을 밝혀 공사 중단 기간이 늘어나면서 철거 일정도 연장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