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10 총선 때 같은 지역구 국민의힘 예비후보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청년단체 임원에게 지지를 당부하는 등 선거운동을 벌여 재판에 넘겨진 이갑준 부산 사하구청장이 1심에서 직위상실형에 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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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갑준 부산 사하구청장이 11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직위상실형을 선고받은 뒤 심경을 밝히고 있다. 신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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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김주관 부장판사)는 11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구청장에게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구청장은 지난해 2월 24일과 같은 해 3월 20일 부산 사하구의 한 청년단체 전 임원 A 씨에게 전화해 동향(경남 남해) 후배인 국민의힘 이성권 당시 총선 예비후보(부산 사하갑)를 챙겨달라고 당부하는 등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았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이 구청장은 A 씨에게 전화를 건 뒤 이 당시 예비후보와의 통화를 주선했다. A 씨와 통화하면서는 “이성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이번에 사하갑에 나와 지금 열심히 후보로 뛰고 있다”며 “나와 같은 고향인데 특히 사하갑에는 단디 좀 챙겨주이소” 라 발언했다.
검찰은 지난 7월 2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하고 구청장 지위를 이용해 특정 후보 지지를 요청한 사안“이라며 ”현직 구청장으로서 선거에 중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 그 죄질이 중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혐의를 두고 이 구청장은 ‘공무원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한 건 맞지만 구청장 지위를 남용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항변해 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구 보조금을 받는 민간단체가 현직 구청장의 부탁을 외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봤다. 이 구청장은 A 씨와 사적 친분이 있어 전화한 것이지 구청장 지위를 이용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그가 구청장이 되기 전까진 A 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없는 점이나 “평소 예산 때문에 이 구청장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후보 지지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진술한 점 등을 토대로 이를 배척했다.
재판부는 “부산 사하구청장으로서 선거 공정성을 도모하고 소속 공무원으로 하여금 정치중립을 도모해야 할 지위인데도 오히려 그런 지위를 이용해 같은 당 소속 후보의 선거운동을 한 바,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 피고인은 공무원 지위 이용에 관한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해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이 후보는 선거에서 약 700표에 미치지 못한 승리 거뒀던 바, 피고인의 행위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혐의 일부는 인정하고, A 씨가 통화 이후 이 후보의 지지를 위한 특별한 행동에 나아가지 않고, 보조금을 감액하거나 특별감사를 지시하는 등 불이익한 행위는 하지 않은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착했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상 정치적인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고, 직업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해선 안 된다. 다른 사람의 선거운동이더라도 부정선거운동죄로 징역 또는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연퇴직 처리된다.
판결을 두고 이 구청장은 “무겁게 받아들인다. 법원이 법리에 따라서 잘 판단했다고 본다. 그러나 항소는 한번 해봐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사하구 주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구청장으로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한 점을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남은 기간 시민을 위한 최선의 행정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 구청장은 또 이 당시 후보와 전화를 주선한 이유로 “재판장은 안 믿으셨지만 평소 A 씨와 통화도 자주 했다. 이 당시 후보한테 광 좀 내고 싶은 그런 소박한 마음으로 한 것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