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지난 5일 ‘탈플라스틱, 지구를 위한 약속’을 슬로건으로 제17회 자원순환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올해 안에 ‘탈플라스틱 순환경제 로드맵’을 만들 것”이라고 분명한 메시지를 냈다. 로드맵을 기반으로 ▷일회용품 원천 감량 ▷친환경 제품 설계 등을 유도해 순환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다.
플라스틱으로 골머리를 앓는 건 우리나라뿐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2 글로벌 플라스틱 전망 보고서’에서 2019년 4억6000만 t이던 전 세계 플라스틱 사용량이 2060년 12억3100만 t으로 세 배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한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배달 음식 시장이 커지면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이 급증했다.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 자료를 보면, 음식 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은 2019년 9조7000억 원에서 2020년 17조3000억 원으로 단 1년 만에 78%가량 증가했다. 올해 7월 기준으로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거래액이 3517억 원 늘었다.
배달과 플라스틱은 ‘뗄 수 없는 관계’다. 한국소비자원이 2022년 시행한 ‘배달 음식의 플라스틱 용기 사용 실태 조사’ 결과 메뉴 1개당 평균 18.3개(147.7g)의 플라스틱 용기가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주일에 평균 2.8회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는 1인당 연간 1341.6개(약 10.8㎏)의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는 셈이다. 소비자원은 이를 근거로 배달 용기가 국민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의 약 12%를 차지한다고 계산했다.
이에 따른 대안으로 ‘다회용기’가 주목받는다. 서울 경기 인천 제주의 일부 지역에선 다회용기를 활용한 배달 시스템 ‘리턴잇’이 운영되고 있다. ‘리턴잇’은 2020년 설립된 잇그린(ITGREEN)이 제공하는 서비스로, 배달 앱에서 다회용기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서울에서 다회용기 배달 주문은 2023년 10만1836건으로 집계돼 2021년보다 무려 80배가량 늘었다. 시민 선택지가 확대되면 플라스틱 배달 용기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부산에는 아직 다회용기 상용 서비스가 도입되지 않았다. 다만, 부산시는 축제·행사 등 일회적 대규모 소비에서 ‘일회용품 없는 친환경 축제 지원 사업’을 추진해 다회용기 예산을 보조한다.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외국인 관광객 200만3466명이 부산을 찾았다. 시는 연말까지 목표치인 300만 명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역경제에 긍정적 신호이긴 하지만, 숙박시설에서 배달 주문 수요도 늘어 플라스틱 쓰레기가 증가할 우려 역시 크다.
플라스틱 일회용기 문제는 생활 전반의 변화가 있어야 완화할 수 있다. 배달이 시민의 일상이 된 만큼, 이젠 그에 따르는 책임 역시 일상이 돼야 한다. 다회용기 배달, 재사용 인프라 확충으로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부산이 ‘플라스틱 덜 쓰는 친환경 도시’로 거듭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