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지자체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요청을 받아들여 의무휴업일을 추석 당일로 변경하고 있는 가운데, 경남 김해시는 기존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인다.

대형마트와 SSM이 회원사로 있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지난 8월 전국 지자체에 의무휴업일인 10월 12일을 추석 당일인 6일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김해시 지역 대형마트에서도 이와 같은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트 측은 첫 번째 휴업일을 변경해 추석 당일만 문을 닫고 주말인 12일은 정상영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마트 근로자들의 명절 휴식권을 보장하고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여기에는 매출이 적은 명절 당일을 쉬는 것이 마트로서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김해시는 2013년 ‘대형마트 및 준대규모점포 영업제한 고시’에 따라 매월 두 번째, 네 번째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고 있다. 현재 김해시에는 대형마트 6곳, SSM 25곳 등 총 31곳이 의무휴업 대상이다.

당장 마트 노조는 협회의 의무휴업일 변경 요청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명절 당일은 신청자에 한해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되고 특근수당도 지급된다. 게다가 의무휴업일이 변경되면 다시 주말 근무를 해야 되기 때문에 오히려 마트 노동자의 휴식권을 뺏는다는 것이다. 전통시장 역시 반대 입장이다. 의무휴업일을 변경해 마트가 주말에 문을 열면 그만큼 매출에 영향이 있을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이에 김해시도 의무휴업일 변경 없이 기존대로 실시하기로 하고 마트 측에 통보할 예정이다. 이미 의무휴업일이 규정에 따라 운영돼 왔고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 인근 지자체에서 한시적으로 의무휴업일을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없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김해시 관계자는 “이번 추석을 비롯해 올해 설 연휴 등 명절 때만 되면 이런 요청이 들어온다”면서 “중립적인 입장에서 마트 뿐만 아니라 마트 노동자, 전통시장 상인회 등의 의견도 들어 규정에 입각해 처리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