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청탁 의혹을 받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27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특검팀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원정도박 의혹 수사와 관련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카지노 도박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관련해서 2013∼2014년 자금 출처가 문제 된다”며 통일교 쪽에 수사 정보를 전달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에 의하면 권 의원은 지난 2022년 10월 3일께 ‘통일교 2인자’인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한학자 총재님이 카지노 하시냐”며 “경찰 쪽 찌라시(지라시)인데, 통일교 총재 한학자 등 통일교 임원들이 불법으로 통일교 재단 자금을 해외로 반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도박했다는 혐의로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에 대한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윤 전 본부장에게 “카지노 도박 및 외환거래법 관련해서 2013년, 2014년 자금 출처가 문제된다”며 “세계본부에 압수수색이 들어올 수 있으니 대비하라”는 내용의 형사사건 정보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윤 전 본부장이 통일교 원정도박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지인과 나눈 대화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윤핵관 수사 무마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녹음 파일에는 윤 전 본부장이 “경찰의) 인지수사를 윤핵관이 알려줬다. (윗선에) 보고를 드렸다”고 말하는 대목이 나오는 걸로 전해졌다.

윤 전 본부장은 특검팀에 “권 의원에게 이런 내용의 연락을 받았다”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특검팀은 통일교 재무국·총무국 소속 직원들이 회계정보 중 ‘해외 출장비’에서 ‘해외’라는 단어를 삭제하는 등 회계 집행 내역을 조작한 정황을 확인한 상태다.

특검팀은 권 의원이 통일교 쪽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대가로 한 총재 관련 수사 정보를 전달하고, 윤 전 대통령과 윤 전 본부장의 독대를 주선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지난 28일 특검팀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권 의원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재 국회에서 체포동의 절차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