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2일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은석 내란·외환 사건 특별검사팀이 12·3 비상계엄 사건과 관련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적용, 이르면 이번 주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한 전 총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에 합법적 외관을 씌우기 위해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는 등 헌법상 국무총리의 책무를 저버렸다고 봤다.

대통령의 독주를 견제해야 하는 ‘제1 보좌기관’이자 국무회의 부의장으로서 헌법상 책무를 다하지 않고 대통령의 명령을 수행하는 데 치중했다는 판단이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는 국무회의 개의에 필요한 국무위원 정족수 11명을 확보하는 데만 주력했으며 이 소집 건의가 계엄의 불법성을 가리기 위한 절차적 정당성 확보에 불과했다고 보고 있다. 일부 장관이 도착하지 않았음에도 정족수가 채워지자마자 국무회의를 진행한 점이 특검팀의 주요 문제 제기 지점이다.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 운영의 임무를 맡았음에도 위원들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부르지 않았고, 회의 자체도 2분 만에 끝나는 등 한 전 총리가 계엄을 막으려 한 정황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대통령이 각 부처 장관에게 계엄 이후 조치 문건을 전달했음에도 이를 방치하고 ‘대통령을 말려달라’는 요청이나 문서화된 반대 의사 표시도 하지 않은 점이 방조 혐의 입증 근거로 꼽힌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가 서명했다가 폐기를 지시한 비상계엄 사후 선포문과 대통령실 CCTV 기록을 주요 증거로 확보했다.

한 전 총리에 대해 전날까지 총 세 차례의 대면조사를 마친 특검팀은 이르면 24일께 한 전 총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전 총리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구속 갈림길에 서는 전직 국무총리가 된다.

특검팀은 이날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을 추가 소환, 외환 의혹 관련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