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0명 좌석 모자라 의자 확충도
- 안락한 공간·다양한 콘텐츠 비결

지난 6월 전국 최초의 공립 만화도서관으로 문을 연 부산 연제만화도서관이 개관 두 달 만에 방문객 5만 명을 돌파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만화책을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기로 직접 만화를 창작하는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어 ‘만화 덕후’를 비롯한 이용객의 호응을 얻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부산 연제구 연제만화도서관이 평일에도 불구하고 만화책을 즐기는 시민으로 가득 차 있다. 연제구 제공

부산 연제구는 지난 6월 20일 연제만화도서관이 개관한 후 지난 17일까지 5만941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도서관 휴관일인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면, 하루 평균 1000명가량이 방문한 수치다. 연제만화도서관에는 총 3만 권의 만화 관련 서적이 있는데, 지난달 1일부터 시작한 도서 대출 수도 2만9000권을 넘어섰다. 대출 인기 도서는 ▷1위가 ‘마녀(한국만화)’ ▷2위가 ‘포켓몬스터 스페셜(일본만화)’ ▷3위가 ‘흔한 남매의 흔한 호기심 시리즈(아동도서)’로 나타났다.

초등학생 등의 여름방학과 휴가철이 겹친 이달 첫 주말에는 도서관이 문을 열기 전부터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연제도서관 관계자는 “초등학교가 여름방학을 하면서 부모와 함께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이 많다”며 “이달 초 주말에는 도서관 운영이 시작되는 오전 9시 전부터 입구에 20여 명의 대기줄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도서관 이용 연령층은 다양하지만, 주말에는 가족 방문객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설명이다.

연제만화도서관은 개관 당시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좌석이 마련돼 있었으나, 방문객 수가 점차 증가하면서 앉을 자리가 없는 상황이 발생하자 의자까지 확충했다. 도서관 여유 공간에 펼칠 수 있는 1인용 의자 100개를 구비해 두고, 필요에 따라 활용 중이다.

인기 비결로는 ‘체험형 만화 콘텐츠’와 ‘안락한 공간’이 꼽힌다. 연면적 2067.42㎡에 지상 4층 규모로 조성된 이곳은 가상현실(VR)로 만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과 고전만화를 반응형 콘텐츠로 구현한 디지털미디어북 등 최첨단 스마트 시설을 갖췄다. 빈백과 푹신한 매트형 의자들이 곳곳에 배치돼 남녀노소의 발길을 이끄는 것으로 분석된다. 1층에는 어린이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이 마련됐고, 8m 높이의 초대형 미디어월에서는 애니메이션 영상이 흘러나온다. 2층에는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고전만화 부산만화 어린이만화 등 폭넓은 장르를 아우르는 특화 코너가 운영된다. 웹툰 창작 등을 진행하는 강의실과 영화 상영이 가능한 다목적홀도 있다. 연제구 주민 정모(30대) 씨는 “집과 가까워 처음 방문한 이후 7살 아들이 VR 체험을 엄청 좋아해 자주 찾는다”며 “아이 핑계로 도서관에 왔다가 저도 만화책 읽는 즐거움에 빠졌다. 더운 날씨에 이만한 피서지가 없다”고 전했다.

여름방학을 맞아 인기 만화 강의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하반기에는 ‘캐리커처 펜드로잉’ 등 만화 관련 프로그램 10여 개를 운영한다. 연제도서관 관계자는 “독서와 만화를 연계한 활동을 다채롭게 진행해 창작과 체험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오픈형 도서관으로 차별화를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