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산진구의 한 도로에서 무단횡단하는 보행자 모습. 국제신문DB

부산에서 최근 3년 동안 건널목 외 횡단 중 발생한 교통사고가 총 1397건으로 이 중 40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한국도로교통공단 등 관계기관과 합동 점검을 통해 사고 다발 지역을 중심으로 무단횡단 금지시설 설치에 나섰다.

14일 부산시에 따르면 이달부터 무단횡단 다발 지역 현장 점검을 거쳐 10개 구·군 총 31곳에 무단횡단 방지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예상 사업비는 6억3500만 원으로 지난해(4억5800만 원)보다 28% 확대 편성한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 시스템에 따르면 부산에서 최근 3년 새 건널목 외 횡단 중 교통사고가 1397건으로 40명이 숨지고 1382명이 다쳤다. 2022년 474건 발생, 2023년(459건) 2024년(464건) 등 매년 비슷한 규모다.

시는 경찰, 도로교통공단 등과 함께 현장 점검을 거쳐 설치 가능 유무를 파악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2026년 상반기부터 설치한다. 설치 시설물은 무단횡단 금지용 중앙분리대와 보행 펜스 등이다. 설치 예정지는 주로 사고 다발 지역이나 잦은 무단횡단으로 인해 주민 민원이 빗발치는 구간이다. 연제구가 7곳으로 가장 많고 강서구(5곳), 사상구 부산진구(각 4곳) 해운대구(3곳) 등이다.

일각에서는 무단횡단 방지 시설 설치도 중요하지만, 시민 안전 의식이 높여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2일 영도구의 한 왕복 6차로 도로에서 무단횡단 금지라고 적힌 중앙분리대를 넘다 넘어진 보행자가 차량 4대에 연이어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경대 함혜연(공공안전경찰학과) 교수는 “중앙분리대 등 무단횡단 방지 시설이 효과가 있는 건 맞다”며 “다만 무단횡단 상습 구간은 건널목이 멀거나 차량 통행이 드물다는 등 상황적인 이유가 뒤따른다. 안내 표지판 등을 달아 무단횡단을 시도하는 이들에게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우는 충격요법 등도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