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군사반란 당시 반란군에 맞서다 전사한 경남 김해 출생의 고(故) 김오랑 중령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이겼다.

12·12 군사반란 당시 신군부에 맞서다 총탄에 숨진 고 김오랑 중령 44주기 추모식이 지난 2023년 12일 김해 삼성초등학교 인근 산책로에서 열리고 있다. 그는 해당 학교를 졸업한 김해 출신이다. 국제신문 DB

서울중앙지법 민사911단독 유창훈 부장판사는 김 중령의 누나인 쾌평 씨 등 유족 10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5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김 중령 전사 46년 만이다.

김 중령은 정병주 특전사령관 비서실장이던 1979년 12월 13일 0시 20분께 정 사령관을 불법 체포하려 사령부에 난입한 반란군 측 3공수여단 병력과 교전하다 전사했다. 권력을 쥔 반란군은 김 중령이 선제 사격해 3공수 측이 응사했다고 거짓 발표했다. 그는 영화 ‘서울의 봄’에서 배우 정해인이 맡은 오진호 소령의 실제 모델이다.

이후 2022년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조사로 반란군이 정 사령관을 체포하고자 먼저 총을 쐈고, 이를 저지하는 중 김 중령이 권총으로 응사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를 근거로 이뤄진 국방부 재심사에서 국방부 중앙전공상심의위원회는 김 중령의 죽음을 ‘전사’로 인정했다.

군 인사법에 따르면 전사자는 ‘적과의 교전 또는 무장 폭동·반란 등을 방지하기 위한 행위로 인하여 사망한 사람’, 순직자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한 사람’으로 구분하고 있다. 김 중령이 12.12 군사반란에 대항하다가 사망한 사실이 명백한 만큼 전사가 타당하다는 의미다.

한편 1944년 김해에서 태어난 김 중령의 추모제가 ‘참군인김오랑기념사업회’(사업회) 주최로 매년 고향에서 열리고 있다. 사업회는 2014년 6월 그의 모교인 김해 삼성초등학교 옆 소공원에 세워진 흉상 인근에서 해마다 12월12일 ‘참군인 김오랑 중령 추모제’를 열고 있다. 지난해 45주기 행사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