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계 “지하화 등 공사 난도 높아
- 공사비 증액이 우선돼야 할 것”

서부산 지역의 교통 편의성을 높일 도시철도 하단~녹산선 건설사업이 두 번째 입찰 공고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첫 공고 때 무응찰로 유찰된 만큼 이번에는 입찰 참가 문턱을 낮췄는데, 건설업계는 공사 난도가 높은 만큼 공사비 증액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부산도시철도 하단~녹산선 노선도. 국제신문DB

부산교통공사는 지난 29일 조달청을 통해 하단~녹산선 건설사업을 발주했다고 31일 밝혔다. 지난 30일 발주 내용을 접수한 조달청은 늦어도 이달 초에는 입찰 공고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공사는 도시철도 1호선 하단역을 출발, 을숙도와 명지국제신도시를 거쳐 녹산국가사업단지로 이어지는 13.47㎞ 구간의 토목·건축·정보통신 공사 등으로 발주도급금액은 첫 공고 때와 동일한 1조2800여억 원이다. 교통공사는 유찰 방지를 위해 이번에는 사전심사 기준을 낮춰 발주했다. 애초 10년 동안 교량 공사 실적이 8370ｍ 이상인 업체만 입찰에 참가할 수 있었는데, 5859ｍ로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사전심사 기준 조정과는 별개로 공사비를 증액하지 않는 이상 큰 메리트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교통공사 역시 지난달 유찰 이유를 높은 공사 난도에 비해 부족한 공사비로 봤다. 공사 구간이 연약 지반인 데다 그 위로 교량을 설치해야 하며, 명지국제신도시 구간 2.3㎞를 지하화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데 공감했다. 실제 2016년 먼저 착공한 6.9㎞ 연장의 사상~하단 구간 인근에서는 예상치 못한 땅 꺼짐 현상 등 잦은 사고가 발생하면서 준공 예상 연도가 2027년 말까지 연장되기도 했다.

교통공사는 이번 발주 역시 단일공구와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방식을 입찰 조건으로 걸었다. 교통공사는 두 번째 입찰 공고인 만큼 이번에는 낙찰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전심사 기준을 낮추면서 입찰 참여율은 첫 공고 때보다 높아지겠으나, 공사 난도가 높아 선뜻 나설 업체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