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폭탄에 따른 산사태로 경남 산청 지역이 몸살을 앓고 있는 와중에 A 건설업체가 불법으로 계곡을 매립하고 있어 말썽을 빚고 있다.

산청지역 A 건설업체가 산청군 신등면 모례리 일원 야산 계곡에 25톤 트럭으로 토사를 실어 와 불법으로 계곡을 매립하고 있어 말썽을 빚고 있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

28일 장비업체들에 따르면 A 건설은 경남 산청군 신등면 모례리 일원 야산 계곡에 25톤 트럭으로 산사태 현장에서 발생한 토사를 실어 와 불법으로 매립해 산림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 흙더미에는 공사장에서 나온 돌과 흙이 범벅이 돼 있었다.

실제 최근 현장과 연결된 도로에는 흙을 가득 실은 덤프트럭들이 현장으로 가는 등으로 오르막길이 체증까지 빚었다.

현장에는 조금 전까지 작업이 진행된 듯 덤프트럭이 서 있고 바닥을 평탄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 지역은 계획관리지역으로 평탄 작업이 이뤄져 부지로 조성되면 수십 배의 시세차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곳에는 작업로가 개설돼 있고 길이 50m, 너비 30m의 계곡 일부는 이미 토사 수천톤으로 불법으로 매립한 것으로 드러난 데도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다.

또 이미 매립한 곳은 이번 폭우로 휩쓸러 간 흔적이 목격됐다. 이 때문에 흙더미에 견디지 못한 나무들이 옆으로 휘어지거나 부러져 묻히는 등 산림훼손이 심각하다.

더욱이 우수기를 앞두고 비가 많이 내릴 경우 산사태마저 우려되고 있다.

이곳 계곡은 국가하천인 율하천 상류에 있어 매립한 토사가 흘러내릴 경우 하천 오염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인근에는 지난 19일 산청군 신등면 율현리 산사태로 실종된 80대 노인을 찾기 위해 경찰 군인 소방 공무원들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목격된 이곳 현장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장비 기사 정모(54) 씨는 “인근에서 물 폭탄에 따른 계곡 산사태로 13명 사망 1명 실종의 큰 사고가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무분별한 개발 욕심에 대형 사고가 우려되는 계곡을 불법 매립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철저한 단속을 요구했다.

A 건설 관계자는 “이미 불법 매립한 곳에 대해 경찰조사와 벌금 등 합법적인 허가를 받기 위해 자신 신고를 검토하는 중에 최근 산사태로 많은 토사가 발생한 긴급상황에 적당한 장소가 없어 이곳에 야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산청군 관계자는 “자진 신고를 하면 어떤 절차가 진행되는지에 대해 문의를 해 왔으나 정식으로 자진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수해복구가 끝나는 데로 현장에 대해 단속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