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에 외국인 전용 ‘산업안전 VR체험 교육장’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들어섰다. 재해 예방 수칙 등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언어 의존도를 낮추고 시청각 중심의 콘텐츠를 제공해 교육 효과를 높이는 게 목표다.

22일 김해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내 산업안전 VR체험 교육장 개소식에서 홍태용(왼쪽부터 네 번째) 김해시장과 김현중(다섯 번째)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권구형(여섯 번째) 고용노동부 양산지청장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해시 제공

김해시는 22일 김해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내 해당 교육장에서 개소식을 열었다. 앞서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 김해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등은 지난 3월 간담회 등을 통해 날로 증가하는 외국인근로자의 산업재해에 대응하기 위해선 언어·문화적 장벽을 극복하는 몰입형 교육 방식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기존 주입식 강의에서 벗어나 VR 기술을 활용한 체험 중심의 안전교육을 도입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안전보건공단은 이를 토대로 김해시를 첫 시범 사업지로 선정하고, 운영 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까지 세웠다.

김해시는 지난 5월 말 기준 외국인 주민 수가 전국에서 12번째로 많은 3만1294명으로 집계될 정도로 국내 대표 다문화 도시 중 하나이다. 이 중 외국인 근로자는 43%(1만3427명)를 차지한다. 지난해 말 기준 김해 전체 기업 수는 약 1만 개에 달하는 데 80%가량이 외국인 근로자를 1명 이상 고용할 정도로 지역 산업 인력 시장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산업재해 상담이나 사고 건수도 증가세를 보인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대응하고자 조성된 VR체험교육장은 안전보건공단이 비용 3000만 원을 전액 지원했으며, 김해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가 교육을 전담한다. VR 교육은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 유형을 기반으로 시나리오를 구성해 외국인근로자가 직관적으로 안전수칙을 익히고, 위기 상황 대응력을 기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런 이유로 문화·언어 장벽에 구애받지 않고 높은 실효성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개소식에는 홍태용 김해시장과 권구형 고용노동부 양산지청장, 김현중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강선희 김해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장은 “VR 기술을 통해 외국인근로자들이 실제 작업장에서의 위험을 보다 현실감 있게 체험하고 스스로 안전수칙을 체득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이번 1호 교육장을 시작으로 전국에 확대해 나갈 수 있는 모범사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홍태용 시장은 “안전도시 김해 조성을 위해 외국인근로자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다양한 교육을 실시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안전한 근무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해시는 지난해 2월 고용노동부 공모를 통해 김해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를 조성했고, 이 시설은 현재 가야대 산업협력단에서 위탁 운영 중이다. 운영 예산은 고용노동부와 김해시가 절반씩 부담하고 있다.

김해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 설치된 VR안전체험장. 김해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