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에 본소를 둔 근해통발수협 소속 어선에서 일하는 인도네시아 선원들이 그리운 가족을 통영에서 깜짝 상봉하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14일 경남 통영의 금호통영마리나리조트에서 인도네시아 선원들이 그리운 가족을 깜짝 상봉하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근해통발수협 제공

14일 경남 통영의 금호통영마리나리조트의 한 행사장에 들어선 인도네시아 선원 수프리얀토(28)씨는 몇 년째 보지 못했던 아내와 5살짜리 딸을 보자마자 눈물을 터트렸다.

자카르타와 가까운 섬 출신인 그는 2022년 선원취업(E10) 비자를 받아 한국에 입국한 이후 3년여 만에 처음 가족과 만났다. 그는 딸을 끌어 안고는 “고향을 떠날 때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컸다”며 감정에 복받쳤다.

이날 경남해상산업노동조합과 전국해상선원노련, 근해통발수협 등이 주최 주관한 ‘제1회 인도네시아 선원 가족 상봉 행사’가 열려 4명의 인도네시아 선원이 그리운 가족과 상봉했다.

주최 측은 근해통발어선에서 3년 이상 성실하게 일해 온 인도네시아 선원 중 1년 이상 가족을 보지 못하고 자녀가 있는 선원을 선주와 선원관리업체 추천을 받아 4명을 선정해 깜짝 만남을 주선했다. 만남은 선원들 모르게 진행됐다.

경남해상산업노조와 근해통발수협 관계자 2명이 지난 11일 직접 인도네시아로 출국해 아내와 자녀 등 가족 9명을 인솔해 왔다.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가족들은 이날 오전 김해공항을 거쳐 통영에 도착했다.

주최 측은 근로 강도가 높은 근해통발어선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선원들에게 의미 있고 깜짝 놀랄 만한 선물을 주고 싶었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14일 경남 통영의 금호통영마리나리조트에서 인도네시아 선원들이 그리운 가족을 깜짝 상봉하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근해통발수협 제공

선원과 가족들은 오는 17일까지 3박 4일간 통영에 머물 예정이다. 통영의 주요 관광명소인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 강구안 문화마당, 벽화마을 동피랑 등을 둘러보고 케이블카·루지 등 체험시설과 식도락 여행을 즐긴다.

정정현 경남해상노조 위원장은 “이번 상봉 행사가 우리나라 수산업 핵심 인력인 인도네시아 선원들이 한국에 잘 적응하면서 외국인 선원 복지 향상, 노사 상생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근해어선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선원 중 인도네시아 선원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통영에만 1000여 명이 승선 근로하면서 핵심 인력으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