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서식지 돌아간 국내 첫 사례

국내 동물원에서 부화한 큰고니가 부산 을숙도에서 러시아까지 2300㎞의 여정을 거쳐 자연 번식지로 돌아갔다.
낙동강하구에코센터는 큰고니 ‘여름(사진)’이 국내 유일의 을숙도 물새류대체서식지에서 러시아 프리모르스키로 이주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여름은 2023년 6월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에버랜드에서 태어났다. 여름의 부모는 1996년 경기도 남양주 인근에서 구조돼 에버랜드에서 살고 있다. 여름은 부화한 해 10월 을숙도 물새류대체서식지로 이송돼 야생 적응 훈련을 받았다. 이후 야생 큰고니 개체와 함께 생활하며 먹이활동과 비행능력 등을 학습했다.

지난 4월 30일 부산을 출발한 여름은 울산 회야댐을 경유한 뒤 함경남도 김포와 함경북도 김책을 거쳐 지난달 28일 새벽 러시아 프리모르스키까지 2300㎞의 긴 여정을 완주했다. 이는 여름의 등에 부착한 위치정보시스템(GPS)을 확인한 결과다. 이번 여름의 이동은 동물원에서 부화한 조류도 적절한 훈련과 서식지 환경이 제공되면 야생으로 돌아가 이주와 정착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첫 사례라고 센터 측은 설명했다.

낙동강하구에코센터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인간과 자연이 함께 생태계를 회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앞으로도 철새 서식지와 이동 경로를 보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